북한이탈 아동·청소년이 국내 아동·청소년보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ADHD 등 주요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1.3배 높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협회 국제 학술지 JAMA Network Open 2025년 5월호에 게재됐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홍민하 교수 연구팀은 북한이탈 아동·청소년 1618명과 국내 아동·청소년 30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1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북한이탈 아동·청소년에서 정신질환 발병 위험이 약 1.3배 높다고 밝혔다.
특히 △PTSD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주요우울장애 △양극성장애 △불안장애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 성별·연령·소득 수준 등 변수를 보정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유지됐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NHIS)의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활용했다. 2007~2010년 사이 북한이탈 아동·청소년과 국내 일반 아동·청소년을 1:10 비율로 매칭한 뒤 청소년기부터 성인 초기까지 정신질환 발생 양상을 분석했다. 같은 언어·민족적 배경을 지닌 집단을 비교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
연구팀은 특히 정착 초기 2년뿐 아니라 15년 이상 장기 추적 시점까지도 정신질환 위험 격차가 유지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단기적 적응 문제가 아닌 구조적 위험 요인이 존재함을 시사하며 단발성 의료 지원이나 적응 프로그램만으로는 정신건강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앞서 2022년에도 성인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국내 일반 성인보다 정신질환 위험이 약 2.1배 높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아동·청소년 대상 연구는 그 연장선상에서 정신건강 위험 구조를 장기적·통계적으로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홍민하 교수는 “북한이탈 아동·청소년은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사회·정치 환경에서 성장한 배경으로 인해 정신건강 측면의 취약성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연구는 환경 요인이 실제 정신질환 발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확인한 사례로 향후 난민 아동·청소년을 위한 의료·교육정책 수립에 근거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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