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혁신 공천을 지향한 원내 주요 정당의 공천작업이 9부 능선을 넘어선 상태다. 일부 잡음이 발생하긴 했지만 주요 지역구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각 후보들은 본격적인 선거운동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앞두고 여론의 관심은 선거 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 ‘빅매치’로 평가되는 지역구로 쏠리고 있다. 남다른 관심을 받는 지역구들은 하나 같이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제1야당 미래통합당(통합당)의 쟁쟁한 후보와 청와대의 후광을 등에 업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된 상황이다.
서울 전역이 사실상 빅매치…친정부 인사 vs 정권 저격수 맞대결 관심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예년 총선과 마찬가지로 21대 총선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지역구는 ‘정치 1번가’로 불리는 서울 종로다. 이번 총선에서는 유력한 여야 차기 대권 후보들 간의 대결이 펼쳐져 ‘종로대첩’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통합당에선 황교안 대표가 직접 출사표를 던졌다. 막판까지 종로 출마를 고심하던 황 대표는 진보 색채가 짙은 지역구, 소위 ‘험지’라 불리는 곳에서의 출마를 몸소 실천해 보여 여론의 관심을 모았다. 황 대표는 최근 종로에서도 가장 진보 색채가 짙은 곳으로 평가되는 혜화동으로 이사하며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시동을 걸었다.
법조인 출신인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시절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등을 성실히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인지도가 상승한 인물이다. 정당 정치 및 국회의원 당선 등의 경험이 없지만 보수대통합을 성공시키며 어느 정도 정치능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지역 유권자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에선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이자 최장수 국무총리 기록을 갈아치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도전장을 던졌다. 이 전 총리는 16·17·18·19대 국회의원, 전남도지사 등의 시절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으나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국무총리 임무를 수행하며 정치적 중량감이 커지며 단숨에 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했다.
이 전 총리는 총리 퇴임 직후 곧바로 당으로 복귀해 일찌감치 종로 민심잡기에 나섰다. 이 전 총리는 종로 교남동으로 이사한 후 현재 지역구 국회의원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사용하던 사무실을 그대로 물려받아 총선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종로 양자대결의 지지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직까진 이 전 총리가 황 대표에게 다소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10~13일 격전지 8곳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여 명을 상대로 총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전화면접조사를 한 결과, 이 전 총리가 50.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30.2%의 지지율을 기록한 황 대표를 20.3%p 차로 앞섰다. 다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기 전이라 지지율 변동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무려 20년 동안 장기집권하다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서울 광진구을 역시 친정부 인사와 정권 저격수의 치열한 격전이 예상되고 있다. 통합당에선 일찌감치 광진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통합당 후보로 지역구 탈환을 준비하고 있다.
법조인 출신의 오 전 시장은 16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진출했으며 지난 2006에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며 야권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이후 무상급식 논란으로 서울시장에서 사퇴한 후 잠시 숨고르기를 하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정 총리와 종로에서 맞붙었으나 석패하고 말았다. 21대 총선에선 험지로 분류되는 광진구을 출마를 스스로 자처하며 재도약을 시도 중이다.
민주당에선 오 전 시장의 경쟁자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내세웠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고 전 대변인은 지난 19대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았고 이후 청와대 부대변인, 대변인 등을 역임한 전형적인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대통령의 입으로 얼굴을 알린 고 전 대변인은 대선캠프, 청와대 이외에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두 후보 간에 지지율 여론조사에선 추 장관과 정권의 후광을 등에 업은 고 전 대변인이 오 전 시장을 다소 앞선 모습이다. 중앙일보가 지난 10일과 11일 서울 광진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고 전 대변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4.5%로 오세훈 후보(36.8%)를 7.7%p 앞섰다.
서울 동작구을도 광진구을과 비슷한 경쟁구도가 형성된 상태다. 특히 여성 법조인 출신 간의 맞대결이기 때문에 더욱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작구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인 지역구이지만 나경원 의원이 이 지역에서 2번의 국회의원 배치를 달았다. 그만큼 이 지역에서 나 의원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방증이다. 나 의원은 21대 총선에서도 동작구을에 출마해 5선 국회의원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사법농단 블랙리스트를 폭로한 이수진 전 부장판사를 동작구을에 전략공천했다. 이 전 부장판사는 민주당 영입인재 13호로 정계에 발을 딛은 인물이다. 인지도나 중량감에서 나 의원에게 크게 밀리고 있지만 집권여당의 후광을 등에 업은 만큼 만만치 않은 지지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 정치인 간의 대결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내에서 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10~13일 격전지 8곳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여 명을 상대로 총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전화면접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나 의원이 36.6%의 지지율을 받으며 36.2%의 지지율을 기록한 이 전 판사를 앞서고 있다.
진보 성향이 강한 서울 구로구을에선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중견 정치인과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는 친정부 성향 인물 간에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통합당에선 험지로 불리는 구로구을에 노련한 3선 의원 김용태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김 의원은 양천구을에서 18·19·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지만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험지 출마 요구로 구로구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 실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윤 전 실장은 지난 1998년 서울 성북구의회 구의원,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정무기획비서관 등을 역임하긴 했지만 여의도 정치의 경험은 전무하다. 민주당은 정부정책에 이해도가 높은 윤 전 실장이 구로구을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로구을이 민주당의 텃밭인 만큼 아직까진 지지율 경쟁에서 윤 전 실장이 김 의원을 앞지르고 있는 모양새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이 지역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4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실장의 지지도(45.4%)는 김 의원(23.4%)을 앞질렀다.
탄탄한 지역기반 5선의원 아성 도전하는 집권여당 후광 정치신인
수도권에서도 빅매치로 불리는 대결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특히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을은 경기도 최대 관심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지역에선 다섯 번의 국회의원 배치를 단 심 원내대표와 집권여당의 후광을 등에 업은 신인급 정치인의 맞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민주당에서는 ‘당의 입’으로 활약하고 있는 초선 이재정 의원이 심 원내대표의 대항마로 나선다. 법조인 출신의 이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5번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초선인 추혜선 정의당 의원 역시 이곳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아직까지 동안구을의 총선 결과를 섣불리 판단하기 이르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심 의원이 해당 지역구에서 5번의 승리를 거머쥐긴 했으나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경쟁을 펼쳤고 정의당 후보도 20%정도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등 변수가 많다는 분석이다.
심 원내대표와 이 의원 간의 박빙을 승부를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BS,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경기 안양동안을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이 의원이 42.8%, 심 원내대표가 33.4%의 지지율을 얻었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역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지역구 중 한곳이다. 이 지역에서 4선을 한 신상진 통합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경쟁자로 나선다. 윤 전 수석이 청와대 시절 인지도를 쌓긴 했으나 아직까진 신 의원에 비해 중량감이 덜 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지지율 결과는 사뭇 다르게 나타나는 양상이다. 중부일보가 아이소프트뱅크에 의뢰해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주민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신 의원은 32.7%, 윤 전 비서관은 41.9% 지지율을 기록했다.
호남에서의 범여권 경쟁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광주 서구을에서 양향자 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과 천정배 민생당 의원 간의 리턴매치가 펼쳐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양 전 원장은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자 영입인재 7호, 1호 전략공천 등의 수식어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당시 당대표를 역임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정계에 입문한 인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만 법무부 장관, 5선 국회의원인 천 의원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총선에선 정권의 후광을 등에 업은 양 전 원장이 어느 정도 선전할 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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