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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돈되는 상권]-<245>마포 ‘망리단길’ 상권
이색 카페 풍경 매료, 망원동에 제2경리단길 떴다
비싼 임대료 ‘홍대’ 탈출…청춘 창업열기에 손님도 2030 ‘젊음의 거리’ 북적
서예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2-03 03:33:08
 ▲ 홍대·상수·연남동 등 ‘범홍대’ 상권의 높은 임대료를 피해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젊은 창업자들이 몰려들었다. 이 창업자들이 주로 모인 곳은 망원역 2번출구에서 망원시장을 지나 나오는 ‘포은로’ 길이다. 포은로는 본래 주택가로 왕복 1차선 도로에 지선버스 한 대만 다니는, 한마디로 역세권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스카이데일리

‘망리단길’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망리단길이란 망원동과 이태원 경리단길을 합쳐 지어진 이름으로 이태원 경리단길처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의 정식명칭은 포은로다. 망원시장 일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은 이른바 범(凡) 홍대상권의 높은 임대료를 피해 자리하게 된 젊은 창업자들이 눈에 띄는 곳이다.
 
주택가 골목길 변신…독특카페 창업하자 식당들 속속 새 상권으로 거듭
 
망리단길로 불리는 포은로는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지역이다. 지하철 6호선 망원역에서 주택가 방면으로 400m 안쪽에 자리했다. 왕복 2차로에 불과한 이곳을 지나는 버스노선도 7011번이 전부다.
 
주택가였던 이곳이 망리단길로 불리며 상권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근래의 일이다. 2015년 하반기부터 카페·음식점 등 소형점포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독특한 분위기가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났고 유동인구가 몰리면서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상점들이 대거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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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부흥의 주역으로 꼽히는 곳은 ‘커피가게 동경’이다. 주인 부부가 주택을 개조해 영업을 시작한 이곳은 비엔나 커피에 생크림을 올린 ‘아인슈페너(Einspanner·말 한 필이 끄는 마차라는 뜻의 독일어)’가 대표메뉴다.
 
 ▲ ‘망리단길’ 상권지도 [이미지=한지은] ⓒ스카이데일리

‘인생커피’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아인슈페너의 인기가 고조됐고 이어 이 커피를 맛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는 것이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일본식 빙수카페 ‘도쿄빙수’도 SNS상에서 입소문이 퍼진 곳이다. 곱게 간 얼음 위에 달콤한 토마토 시럽을 얹은 ‘토마토 빙수’를 먹으러 멀리서 온 젊은 사람들이 친구와 함께 방문해 겨울임에도 만석이었다.
 
이 같은 몇몇 카페들이 인기를 끌며 유동인구를 골목 안쪽까지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끌어내자 이내 음식점이 생겨났다. 지난해 6월 창업했다는 한 음식점주는 “젊은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 식당들이 생겨나자 망리단길에서 식사와 차를 마시는 것이 하나의 코스화 됐다”며 “시너지 효과가 생겨나 더 많은 사람들이 망리단길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태양식당은 감바스 알 아히요, 짜글이 정식, 치킨카레, 갈릭칠리 새우덮밥 등 다국적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소문난 곳이다. 바로 앞 가게인 베를린키친의 주메뉴도 연어 살사 라이스, 파스타 등 이국적인 메뉴다. 특히 베를린키친의 경우 오후 2시경 재료가 소진돼 영업을 중단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었다.
 
독특한 메뉴뿐 아니라 독특한 콘셉트로 주목받는 카페들도 인기였다. 축구해설위원 김동완 씨가 운영하는 ‘비바살롱’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키덜트족’을 겨냥해 ‘캡틴 아메리카노’, ‘큐브라떼’ 등 캐릭터 이름을 차용한 메뉴들을 선보이며 고객들에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카페 내부는 다양한 피규어로 채워져 있었다.
 
이곳 매니저 공세나(26) 씨는 “방송과 SNS를 통해 소개되면서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다”면서 “이곳을 찾은 손님들 대다수는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피규어를 구경하거나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주인도 손님도 2030…흥행 1등 주역 ‘SNS’ 입소문타고 핫플레이스 발돋움
 
망리단길에 들어선 대다수 업체들의 주 타깃은 ‘2030세대’다. 그리고 일들을 맞이하는 주인들도 비슷한 세대다.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 역시 “창업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대다수가 30대 초반의 젊은 층들이다”면서 “이들 역시 카페·퓨전음식점 등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메뉴를 준비 중인 경우가 다반사다”고 말했다. 젊은 층들이 장사를 시작해 일군 상권의 대다수의 고객 역시 젊은 층인 셈이다.
 
 ▲ 젊은 창업자들이 홍대·합정·상수 일대와는 가깝지만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아냈다. 바로 이웃한 망원동이다. 사진과 같이 주택 사이사이에 개성있는 가게들이 들어서자 SNS 입소문을 타고 ‘망리단길’이 핫플레이스가 됐다. ⓒ스카이데일리

선종필 상가레이다뉴스 대표는 “여전히 팽창 중인 범(凡) 홍대상권과 물리적으로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주변부라는 이점을 지녔다”며 “홍대상권의 유동인구 흡입도 가능한 것 역시 장점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선 대표는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난 뒤 공중파·케이블 등을 통해 방송에 노출되면서 더 큰 인기를 얻게됐다”며 “특히 SNS의 정보를 얻으며 동시에 합류하고 싶은 욕구가 큰 매개체다 보니 상권 성장속도가 더 빨라진 듯하다”고 전했다.
  
선 대표가 언급한 것처럼 일대 상인들과 방문객들 역시 SNS가 이곳 상권의 이정표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 영하의 날씨에도 지도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이른바 ‘망리단길 카페투어’에 나선 이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20대 초중반의 여성들이 주를 이뤘다.
 
SNS를 통해 이곳 정보를 접하고 친구와 함께 방문했다는 정미진(23·여·가명) 씨는 “특이하고 예쁜 가게가 많아 다니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임유진(여·27) 씨도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맛집’으로 인정한 가게를 검색해 찾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업체들은 이 같은 고객들의 반응에 기인해 SNS를 이용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가게 방문 인증사진을 SNS에 올리면 5% 할인해주는 방식 등이다.
 
저렴한 임대료 찾아 온 ‘젊은 사장님’…벌써부터 젠트리피케이션 조짐도
 
업주들이 이곳에 창업하게 된 주된 이유는 ‘저렴한 임대료’다. 홍대를 중심으로 연남동·상수동·합정동 등의 임대료 부담이 커지게 되면서 멀지 않은 거리면서 임대료도 저렴한 망원동 골목길을 찾게 된 것이다.
 
카페 ‘호시절’을 운영 중인 이지은(31·여) 씨는 “지난해 6월 창업하면서 무엇보다 임대료가 저렴해 망원동에 들어오게 됐다”며 “현재 보증금 2000만원, 월 80만원을 임대료 조로 납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 망리단길 상권의 특징은 주택가 사이사이에 다양한 카페·레스토랑·술집 등이 숨어있듯이 있다는 점이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이런 가게들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고 전한다. ⓒ스카이데일리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젊은 사장님’들의 러시가 계속되면서 망리단길 일대는 없던 권리금도 생겨났다. 월드부동산 윤일규 대표는 “바닥권리금(시설·인테리어 비용과는 상관없이 상권에 따라 형성된 최초의 권리금)도 형성되지 않았던 1년 전에 비해 지금은 포은로의 바닥권리금이 400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급성장한 망리단길에서 젠트리피케이션 조짐이 보인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망리단길’이란 애칭이 생기면서 새로운 명소로 부각되자 지가와 창업수요는 높아졌지만 매물이 나오지 않다보니 임대료가 급부상 할 전망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현재 일대 지가는 3.3㎡(약 1평) 당 4000~5000만원, 임대료는 10평 기준 보증금 1000~2000만원, 월세 80~12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중적으로 장사하기 시작한 이들의 계약이 끝나는 내년 하반기 경에는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오래된 미용실·철물점 등은 속속 자리를 내주는 실정이라는 증언도 들을 수 있었다. 한 상인은 “기존 주택가를 상대로 장사하던 이들이 상승한 임대료 탓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며 “그들은 오히려 골목길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이 야속하다고 할 정도”라고 전했다.
 
선종필 대표도 향후 이곳이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최근 문 연 가게들의 재계약 시즌에 맞춰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직 망리단길은 성장단계지만 상수동과 연남동과 같이 유입인구가 늘고 임대료가 대폭 상승할 경우 초기입점했던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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