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사진)은 옛 경의선 철도부지 위에 조성된 공원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과 경의중앙선 환승역인 홍대입구역 3번 출구와 이어진 이 도심 속 공원은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은 홍대입구, 합정역 일대 등과 함께 마포구 상권벨트를 이룰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일대가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주택가였던 연남동 지역은 2011년 인천공항철도가 개통된 데 이어 2015년 도심 공원인 ‘경의선 숲길’이 조성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남동과 동교동을 가로지르는 ‘경의선 숲길’ 일대 지역은 ‘상전벽해’라는 말을 몸소 느낄 정도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옛 경의선 철도 부지를 덮고 조성된 ‘경의선 숲길’은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에서 홍제천까지 1.2km에 걸쳐 조성된 도심 속 공원을 일컫는다.
잔디와 나무로 구성된 녹지공간이 대거 펼쳐져 있는 이곳은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연트럴파크(연남동과 센트럴파크 합성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하철역 출구에서 바로 공원으로 이어지는 형태의 상권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 정도로 독보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하철 출구 나오자마자 펼쳐지는 초록빛 공원…국내 독보적 입지 ‘호평’
지하철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를 나오니 잔디밭이 깔린 넓은 공원이 시야에 들어왔다. 평일 저녁임에도 공원 곳곳에는 돗자리를 펴고 여유를 즐기는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연령대도 20~30대 젊은 세대부터 가족 단위까지 다양했다.
인근에 위치한 문지현 명문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경의선 숲길이 도심 속 공원으로 알려지면서부터 인근 직장인 및 대학생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번잡한 홍대상권을 피해 공원에서 주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려는 시민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경의선 숲길’ 일대 상권이 본격적으로 활황을 띤 시기는 2015년부터다. 각종 TV프로그램을 통해 일대 지역 곳곳에 숨은 이색적인 레스토랑, 카페, 술집 등이 소개되면서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늘기 시작했다.
이곳은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번지면서 상권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현재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소셜 네트워크)에 ‘연남동맛집’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약 15만건이 넘는 게시글이 화면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자중 스타랜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인근 주민들도 알지 못했던 맛집이 방송 이후 알려지기 시작했다”며 “맛집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경의선 숲길을 지나야 했는데, 이를 계기로 덩달아 경의선 숲길 일대 지역 전체가 발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의선 숲길’이 지닌 특유의 입지 조건도 상권이 발전하는데 큰 몫을 했다. 지하철역 출입구에서 공원으로 바로 이어지는 상권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연남동과 센트럴파크의 합성어인 ‘연트럴파크’라 불리기도 한다.
선종필 상가레이다 대표는 “공원이 생겨서 상권이 발달했다기보다는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다”며 “지하철 출구 바로 앞에 펼쳐진 공원과 이를 중심으로 발달한 상권은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수한 경우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연남동을 찾는 유동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19일 기준 나이스비즈맵상권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인구 비중은 주거인구 23.3%, 직장인구 22.6%, 유입인구 54.1% 등이었다. 오는 2018년에 지상 17층, 연면적 5만4000㎡ 규모의 복합 쇼핑몰인 ‘마포 애경타운’이 들어서면서 배후수요 역시 풍부해질 것으로 관측됐다.
공원 주변 테이크아웃(포장) 위주의 상권 형성, 월 매출 1억원 점포 다수
1.2km에 걸쳐 펼쳐진 경의선 숲길 양옆에는 30여개의 중·소형 점포들이 늘어서 있는데 테이크아웃(포장) 위주의 점포들이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 컵 스테이크(스테이크가 컵 안에 담겨진 상품)부터 병맥주,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까지 잔디밭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메뉴들이 대거 들어와 있어 ‘테이크아웃 상권’으로 불리기도 한다.
남자친구와 함께 데이트를 즐기러 나온 서경진(28·여) 씨는 “한강 말고는 야외 잔디밭에서 맥주를 가볍게 즐길만한 곳이 없지 않나”며 “홍대입구나 합정역 인근은 사람이 너무 많고 번잡스러워 이곳에 자주 오는 편이다”고 말했다.
컵스테이크는 맥주가 담긴 큰 컵 위에 스테이크를 얹힌 테이크아웃 음식이다. 개당 7500원부터 시작하는 이 음식은 어느새 이곳의 명물이 됐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컵스테이크 점포의 매출은 잘 되는 날이면 월 1억원에 달한다.
한 컵스테이크 점포 관계자는 “처음에 생긴 컵스테이크 점포가 대박을 치면서 현재 2개의 점포가 추가로 생겼는데 모두 잘되는 편이다”며 “주말 같은 경우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번호표를 나눠주는데 많게는 400번대까지 나눠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병맥주를 파는 점포도 인기가 많다. ‘길맥을 즐기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점포에 들어서면 세계 각국의 맥주가 비치돼 있다. 공원을 찾은 20~30대가 주 고객층이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맥주를, 근처 편의점에서 안주를 각각 구매한 후 공원에 앉아 즐긴다.
경의선 숲길 인근의 한 상인은 “스테이크 점포와 마찬가지로 한 병맥주 점포가 장사가 잘 되자 현재 비슷한 점포가 4개로 늘었다”며 “맥주를 납품하는 도매점이 월 1000만원을 번다고 하니 실제 맥주집의 매출은 3~4배는 될 것이다”고 귀띔했다.
물론 장사가 항상 잘되는 것은 아니었다. 공원을 중심으로 이뤄진 상권 특성상 날씨나 외부 영향에 따라 매출 차이가 심한 편이었다. 한 아이스크림 가게 상인은 “비가 오면 아무래도 방문객의 발길이 뚝 떨어진다”며 “아무래도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로 이뤄진 상권 특성상 잘될 때는 다 잘되고, 안될 때는 다 안된다”고 설명했다.
입소문 따라 권리금·임대료 동반 상승…“자금력 있는 사업자 들어와야”
최근 경의선 숲길이 유명세를 떨치고 유입인구가 늘자 이곳을 찾는 예비창업자들도 많아졌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상권 가운데 연남동은 최근 3년간 음식점 개업신고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2012년 58개였던 점포수는 2015년 171개로 무려 195% 증가했다. 경리단길(132%), 상수(102%), 이태원(86%) 등 주요 상권보다 큰 상승률을 보인 셈이다.
▲ 평일 저녁임에도 ‘경의선 숲길’ 공원 곳곳에는 돗자리를 펴고 여유를 즐기는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곳은 공원에 앉아 즐길 수 있는 테이크아웃 점포들이 강세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잘되는 곳은 월 매출 1억원을 올릴 정도로 상권이 활성화 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덕분에 인근 지역 시세뿐 아니라 임대료도 덩달아 치솟기 시작했다. 현재 경의숲길을 따라 펼쳐진 메인상권의 시세는 평당 7000만~9000만원을 호가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2014년 까지만 해도 메인상권의 경우 평당 4000만원이었지만 이곳이 새로운 상권으로 떠오르면서 두 배 가까이 올랐다”며 “지금도 상권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임대료는 메인상권에서 10~15평형대의 점포의 경우 권리금 1억원, 보증금 2000만~3000만원, 임대료 200만~250만원 등이다. 20평형대의 경우 권리금은 비슷하나 보증금 4000만~5000만원, 임대료 250만~300만원 등에 임대료가 형성돼 있다.
메인상권보다 권리금·임대료 등이 저렴한 골목 주택가에도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이색적인 레스토랑·카페·술집 등이 골목 곳곳에 들어서는 상황이다. 골목 곳곳에서 리모델링 공사 중인 주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이자중 스타랜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수요는 넘쳐나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니 점포들이 골목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골목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임대료가 점점 저렴해지는데 잘 찾아보면 무권리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있다”며 “아이템만 잘 잡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경의숲길 상권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섣부른 창업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미 이색적인 카페, 레스토랑, 술집 등이 들어와 있는 만큼 차별화된 아이템이 우선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원장은 “상권에 대한 소비 성향 및 이해도가 필요하다”며 “특히 연남동 일대는 그냥 지나가는 상권이 아니고, 오피스텔 상권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커플이나 가족이 작정하고 쉬러 오는 곳이기 때문에 상권 특성에 맞는 ‘특색’있는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임대료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예비창업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선종필 상가레다이다 대표는 “연남동 상권은 홍대, 합정 등과 함께 상권이 벨트화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임대료 인상 여력이 큰 탓에 자금력있는 창업자가 들어와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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