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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잔혹한 학교폭력 실태(下-해결방안)

아이들의 잔혹범죄, 학부모 맘대로 들쭉날쭉 처벌

객관성·전문성 결여된 학폭위 도마 위…교사에게 준사법권 부여 방안 대두

이성은기자(asd3cp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25 0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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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학교폭력 심각성의 수위가 날로 높아지자 예방과 대처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특히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학폭위) 제도에 대한 허점을 지적하며 교사들의 권한을 대폭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여론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학교의 등굣길 모습(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 이성은·이지현·김민아 기자] 최근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는 가운데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다양한 해결방안 중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학폭위)의 대대적인 쇄신에 무게감이 실려 특히 주목된다.  
 
학부모들에게 휘둘려 중립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제대로 개최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사실상 학부모들이 주도하는 학폭위를 없애고 학교 교사들에게 학교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교사들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권(준사법권) 부여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학교 교사가 주도해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해외 사례는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탰다. 핀란드의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혔다. 핀란드가 학교폭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문제 해결하는 과정에서 교사의 전문성과 권위를 존중한 것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핀란드 교사는 5년 동안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교육현장에 진출할 수 있다. 사회적 사명감과 수준 높은 학문적 성취를 이룬 이들에 한해서만 교사 자격이 부여된다. 2009년 도입한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인 ‘키바코울루(Kiva Koulu)’도 학교폭력 감소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키바코울루’는 학교 내 폭력을 가해자·피해자만이 아닌 학교 구성원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학생들은 주 1회 토의식 수업에 참여해 학교폭력에 방관하지 않고 적극 대응하도록 교육 받는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핀란드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 비율이 2009년 약 16%에서 2014년 약 14%까지 감소했다. 가해 학생 비율은 2009년 약 12%에서 2014년 약 7%까지 감소했다.
  
▲ 최근 학교폭력은 중·고생 뿐 아니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서울 숭의초등학교에서 벌어진 학교폭력 사건이 사회적 이슈 되기도 했다. 당시 사건의 은폐 의혹이 불거져 나와 학폭위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게 일었었다. 사진은 하교 중인 초등학생들 모습 ⓒ스카이데일리
  
미국 역시 1999년 콜로라도 주 총기난사사건 이후 모든 주에 학교폭력 관련 교육법과 정책을 도입하고 학교가 학교폭력을 해결하도록 의무화 시켰다.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대책 연수를 실해 학생 지도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법 내용을 숙지하고 폭력예방과 대처에 전문성을 갖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학부모들이 주도하는 학폭위, 학부모 친분 따라 처벌 들쭉날쭉
 
교사들이 전문성을 갖춰 학교폭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해외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학폭위를 통한 갈등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학폭위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학부모들의 지나친 간섭, 전문성 부족 등으로 인해 학생 간 갈등 중재보다 분쟁만 키운다는 비판이 높게 일었다.
 
학폭위는 지난 2012년 학교폭력 대책의 일환으로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의무적으로 설치된 기구다. ‘학교폭력 예방·대책에 관한 법률(이하·학폭법)’에 따르면 학교는 학교폭력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보고 받으면 학폭위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교 측은 학교폭력을 축소하거나 은폐한 것으로 간주돼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학폭위는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간 분쟁을 조정하며 폭력 사안을 심의한다. 학폭위의 구성원은 학폭법 제13조 제1항에 따라 5명~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학부모·교사·전문위원(변호사, 경찰 등) 등으로 구성되긴 하지만 과반수는 학부모 대표로 채워진다. 이에 사실상 학부모들이 학폭위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학폭위의 성격 때문에 학폭위의 중립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교사 출신 이보람 변호사(법무법인 태율)는 학부모들이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학폭위에 참여하는 학부모 중에는 가해학생 거주지 근처에 사는 이웃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반대로 피해학생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학폭위 참여 학부모가 일방적으로 가해학생 학부모의 편을 들어준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폭위에 전문성이 결여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학폭위 구성원은 과반수를 차지하는 학부모 외에도 담임교사, 생활지도교사, 교장·교감 등이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학교폭력 사건의 전문성을 갖춘 경찰, 변호사 등 전문위원 위촉은 강제가 아닌 권고사항이라 전문위원 없이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는 학교 내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을 쉬쉬하고 넘기는 경우가 빈번했던 결정적 이유로 지목됐다.
 
신뢰 잃은 학폭위…학폭위 결정 재심청구 사례 꾸준히 증가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학폭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학폭위 결정에 대한 재심 청구 사례 또한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폭위 심의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한 사례는 지난 2012년 572건에서 지난해 1229건으로 크게 늘었다.
 
학폭위에 대한 불신으로 재심 청구 사례가 늘자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학폭위의 전문성 강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학폭위 내 전문위원 위촉을 의무 조항으로 강제하는 개정 법안이 발의됐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학폭위 심의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학폭위 위원 구성 중 1/3이 외부전문가로 이뤄지도록 하는 개정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백 의원은 “학폭위 구성에 있어서도 ‘학부모 위원 과반수’는 필수 사항이지만 ‘외부전문위원 위촉’은 강제 사항이 아니어서 공정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학교폭력 사안의 심의에 대한 형평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학폭위의 전문성과 객관성 보장 이외에도 교사들의 재량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8일 바른정당은 학교 폭력 관련 정책 간담회를 개최하고 학폭위 위원 구성의 변화와 함께 교권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날 정운천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학생이 잔다고 이야기도 못 하는 학교가 됐는데 폭력을 어떻게 다룰 수 있겠느냐”면서 “선생님이 선생님다운 권한을 제대로 갖지 못 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이학재 의원은 “남의 인권을 짓밟고 상처받는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에 사회적으로 소홀하지 않았는가”라며 “어떤 아이의 일탈로 인해 다른 아이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확실히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사법경찰권(준사법권) 부여 등 교사들에게 학교폭력 제재 권한 부여해야
  
▲ 현재 정치권을 중심으로 학폭위 제도 개선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교사들에 대한 권한 강화 노력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일선 교사들 역시 권한이 강화되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서울시교육청 ⓒ스카이데일리
 
정치권과 마찬가지로 교육계에서도 학교 폭력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예방과 화해에 있는 만큼 교육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이를 위해 교사 재량권 확대와 교권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대두됐던 교사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권(준사법권) 부여 주장이 재거론 돼 주목된다. 생활지도 담당교사에게 학교폭력 조사권을 부여해 학교폭력 예방에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당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교총)는 “교사가 학교폭력 예방에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교사에게 특별사법경찰권 주고 학생인권 조례 등으로 실추된 교권을 되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교육과학기술부에 교사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권 부여를 요구했다. 교총은 여전히 과거와 마찬가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재철 교총 대변인은 “현재 학폭위를 실질적으로 준비하는 건 교사들인데 학교 현장에서 과도한 업무로 인해 학폭위 개최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면서 “학폭위를 아예 교육지원청 산하에 두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사안에 따라 사전에 학교 내에서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학폭위를 통한 법적 절차로 넘어가기 전 학생 간 화해 조정을 하는 등 학교 내에서 우선 교육적으로 해결할 절차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관련 법안 시행령에 이러한 조항을 삽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학교폭력 발생 이후 학생이 면담을 거부할 때 학생을 강제소환 하는 등 사법적 절차에 가까운 내용이 상위 법안에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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