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46년 신동아화재로 출발한 한화손해보험(이하·한화손보)은 2003년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후 한화손보는 설계사, 대리점 등 안정적인 영업채널을 확대해나가며 업계에서의 입지를 다져 나갔다. 2009년에는 제일화재해상보험을 합병하며 한 단계 도약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때부터 한화손보는 돌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회계연도 2008년 기준(2008년3월~2009년3월) 44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09년 36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이후에도 실적부진이 이어지면서 김관수, 권처신, 박석희 등 전문경영인들이 모두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화그룹 내 골칫거리로 전락한 한화손보를 구해낸 인물은 박윤식 당시 부사장이다. 동부화재 출신인 박윤식 부사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실적개선을 이뤄냈고 연임까지 성공했다. 이런 박 사장은 최근 또 다시 여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시도해 1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시현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한화손보는 고객 편의와 관련해 각종 논란에 휩싸이는 등 CEO 개인과는 다른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박윤식 사장에 대한 책임론도 일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의 최근 행보와 그동안의 성과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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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박 사장은 위기에 빠진 한화손보를 구해 낸 ‘해결사’로 호평을 받아왔다. 3연임까지 무난할 것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최근 박 사장 개인과 기업의 상황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일부 부정적 시각도 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화손보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한국판 비버리힐스’ 분당 운중동 개인주택 투자로 7년 새 10억 이상 시세차익 시현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위치한 주택을 소유 중이다. 분당 운중동은 고급빌라·주택들이 여럿 존재해 ‘한국판 비버리힐스’라 불리는 곳이다. ‘비버리힐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서쪽에 조성된 호화 주택단지를 일컫는 단어다.
운중동에는 정·재계 유명 인사들은 물론 인기 연예인 소유 주택이 다수 밀집해 있다. 그 배경에는 풍수지리학적 이점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 박정희 대통령 역시 이곳 터가 훌륭하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운중아펠바움 옆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있는데 이곳은 박 대통령에 의해 1978년 설립됐다.
실제 운중동 일대는 풍수지리학적으로 ‘길지(吉地)’에 해당되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지역으로 평가된다. ‘배산임수’ 지역이란 지역 뒤에 산이 있고 앞에 물이 흐르는 곳을 말한다. 운중동은 북쪽으로는 청계산을 등지고 있고, 앞으로는 운중천이 흐르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2010년 6월 운중동 소재 231.3㎡(약 70평) 규모의 토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매입했다. 매입가는 7억2500만원이다. 그로부터 약 1년 5개월 후인 2011년 11월 연면적 275.47㎡(약 83평),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을 지었다.
운중동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해당 지역의 토지 시세는 3.3㎡(약 1평)당 약 27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박 사장 소유 주택의 실거래가는 19억원에 달한다. 건물 시세까지 포함하면 해당 단독주태의 실제 거래가는 더욱 높을 가능성이 크다. 약 7년 새 최소 12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시현 중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운중동 일대 지역은 판교 개발 이후 부동산 시세가 급증했고, 여기에 부유층 인사들까지 모여 들면서 현재도 시세 상승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지역에 토지를 매입하고 직접 건물을 지어 상당한 시세차익을 시현 중인 박 사장의 경우 부동산 재테크 감각이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금 늦게 주고, 툭 하면 소송 걸고…“볼수록 민망한 고객가치경영”
박 사장 개인적으로는 경사나 다름없는 부동산 시세차익을 시현 중이지만 정작 그가 경영을 이끌고 있는 한화손보는 각종 구설수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소비자 편익과 관련된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에 그동안 ‘고객가치경영’을 최우선으로 삼아온 박 사장에게도 그 책임을 묻는 여론이 일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올해 상반기 기준 보험금 늦장 지급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금액 기준 지급지연율이 국내 10개 손해보험사 중 가장 높았다. 그 수치는 33.5%나 됐다. 업계 평균인 22.56%보다 10%p 이상 높은 수치다.
지급지연율은 지급지연금액을 보험금 지급 금액으로 나눈 값을 뜻한다. 지급지연금액은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기한을 초과해서 지급된 보험금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전체 지급보험금 중 늦게 준 보험금의 비율로, 높을수록 보험금을 늦게 주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한화손보는 건수 기준으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지급지연율을 기록했다. 지난 상반기 기준 6.7%로 업계 평균 3.09%에 비해 2배 가량 높았다.
또 한화손보는 보험소비자들 대상으로 빈번하게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준 한화손보는 총 37건의 ‘분쟁 중 소제기 건수’를 기록했다. 이 중 36건이 한화손보가 고객을 대상으로 제기한 것이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분쟁 중 소제기’는 분쟁 조정 신청이 이뤄진 사건에 대해 소송이 이뤄진 경우를 의미한다.
보험금 청구 지급관련 소송에 있어서도 한화손보는 가장 높은 건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한화손보의 보험사 원고 본안소송 건수는 614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 대비 15건 늘어난 수치다. 업계 평균 244.1건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위기 속 외부출신 ‘구원투수’ 등판, 흑자전환 성공에 최초 연임까지…“3연임도 눈 앞”
손보업계 등에 따르면 그동안 박윤식 회장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었다는 점에서 최근의 구설수가 특히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과거 한화손보는 지난 2013년 유례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2009년 제일화재와 합병한 이후 통합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와는 반대로 오히려 경영이 악화를 거듭했고 3명의 CEO가 임기를 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지난 2013년(4~12월) 당시 한화손보는 영업손실 461억원, 당기순손실 411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박 사장은 그 해 6월 한화손보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동부화재에서 한화손보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지 3개월만의 일이었다.
박 사장은 1957년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학과를 졸업했다. 서강대학교 무역학과 석사과정과 미국 코넬대학교 MBA과정을 거쳤다. 그는 1998년 제일은행 팀장으로서 금융권에 처음 발을 디뎠으며 이후 아더앤더슨 코리아, PWC컨설팅 등 경영자문회사에 몸담았다.
지난 2003년에는 동부화재 변화관리팀장 상무에 올랐으며 동부화재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고객상품지원실장 부사장 등을 거쳐 한화손보로 둥지를 옮겼다. 사장 선임 당시 박 사장은 ‘전사적 경영혁신’과 ‘고객 중심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실행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임 이후 박 대표는 ‘전 가족 완전보장’을 내세우며 고객가치경영 영업문화를 도입하는데 힘썼다. 동시에 혁신위원회를 신설해 조직을 개편했고 장기보험 체질(손해율) 개선, 자동차 보험 입지 확대 등을 시도했다.
그 결과 박 대표는 취임 이듬해인 2014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77억원의 영업이익과 1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2015년에는 1191억원의 영업이익과 9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보이며 흑자 규모를 더욱 확대시켰다. 그는 실적 개선의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제일화재와의 합병 이후 최초의 연임이다.
지난해에도 한화손보는 영업이익 1354억원, 당기순이익 1116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총 실적과 맞먹는 ‘실적 대박’을 기록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업이익 1239억원, 반기순이익 929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9.29%, 50.45% 상승한 수치다.
박 사장 취임 기간 동안 한화손보는 시가총액 부분에 있어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박 사장이 취임했던 2013년 6월말 2432억원이었던 한화손보의 시가총액은 24일 현재 7522억원까지 증가했다. 증가율은 209.29%다. 덕분에 그동안 업계에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박 사장의 3연임을 확실시하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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