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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 최후의 보루로 평가되는 대구·경북(T·K) 지역의 민심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당초 자유한국당 후보의 압도적 승리로 점쳐졌던 6·13지방선거 판세가 더불어민주당(이하·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이 10%내외로 좁혀지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구·경북지역 기초단체장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들의 약진으로 4~5곳은 민주당이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의 결정적 요인으로 자유한국당 지도층을 둘러싼 구설수가 지목돼 주목된다. 지지층을 제외한 전 국민을 적으로 간주하는 듯 한 홍준표 대표의 언행에 TK지역 보수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안팎에서는 당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민주당, 대구시장·경북지사 보수진영 후보 맹추격…지지율 격차 10% 이내로 좁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대구시장 선거다. 지난 3월 20%이상 벌어졌던 권영진 자유한국당 후보와 임대윤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최근 10%이내로 좁혀졌다. 정당 지지율도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지난 27일 리서치코리아 여론조사(조사의뢰:알리고뉴스, 조사일시:5월 25일~26일)에 따르면 권영진 45.9%, 임대윤 36.0% 등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양 후보 지지율 격차는 10% 이내로 접어들었다. 지난 3월 19일 여론조사에서 권 후보(31.9%)의 지지율이 임 후보(10.7%)를 21.2%나 앞서 있었던 상황과는 대조된다. (리서치앤리서치·TBC·매일신문, 3월 17일~18일)
권 후보와 임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시작한 시점은 북·미정상회담 성사가 무르익던 이 달 중순이다. 지난 21일 리얼미터 조사결과 권 후보(41.8%)와 임 후보(33.9%)는 오차범위 근처인 7.9%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국회 고위관계자는 “지지율 격차가 10%이내이고 정당 지지율도 35%~40% 선에서 양당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며 “지방선거 전날인 6월 12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효과까지 감안하면 자유한국당이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대구지역 내 기초단체장 5~6곳 흔들 ‘위기론 대두’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현·자유한국당)은 대구지역 기초단체장 8곳을 모두 차지했다. 당시 민주당은 단 1곳만 후보를 배출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달성군을 제외한 7곳에 후보를 출격시킨데 이어 수성구와 동구 등 2~3곳에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최대 관심지역인 동구의 경우 지난 27일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서재헌 민주당 후보(31.3%)의 지지율이 배기철 자유한국당 후보(29.3%)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강대식 바른미래당 후보도 20.5%의 지지율로 두 사람의 뒤를 바짝 쫒고 있다. 이곳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6.5%, 자유한국당 31.1%, 바른미래당 14.1% 등이었다. (영남일보, 5월24일~25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수성구청장에 도전장을 낸 남칠우 민주당 후보는 이곳 국회의원 선거에 4번이나 출마한 대구 토박이다. 2012년 총선에서는 24.0%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수성구 부구청장을 지낸 자유한국당 김대권 후보와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고 있다.
북구청장은 앞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전력이 있는 지역이다. 이번에 출사표를 낸 이헌재 민주당 후보는 이곳에서 기초의원을 지낸 이력을 지녔다. 이에 맞서는 자유한국당 배광식 후보는 지난 2014 지방선거에서 68.4%의 득표율을 보이는 등 조직력과 인지도를 내세워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경북도지사 선거 판세 또한 요동치고 있다. 앞서 70%에 육박하던 이철우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지율은 최근 30%대 중반으로 하락한 반면 오중기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10% 미만에서 20%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오 후보는 20~40대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 투표율에 따라 선거결과가 좌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가 영남일보·대구CBS 의뢰를 받아 5월 21일~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각 후보의 지지율은 이철우 36.5%, 오중기 27.6% 등이었다. 정당지지율은 민주당 29.2%, 자유한국당 37.2% 등으로 격차는 8%p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경북지역 기초단체장 총 23곳을 새누리당과 무소속(親새누리당) 후보가 싹쓸이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17곳의 후보를 내며 의욕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포항시장의 경우 허대만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4월 4일 15.4%에서 5월 23일 34.4%로 증가한 반면 이강덕 자유한국당 후보는 같은 기간 44.0%, 43.9% 등으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은 17.4%에서 35.9%로 늘어난데 반해 자유한국당 62.2%에서 37.7%로 하락했다. (코리아정보리서치, 국제뉴스, 4월3일)(모노리서치, 경북매일신문, 5월21~22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구·경북 만큼은 완승 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지지세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자유한국당의 벽을 넘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대구·경북 지역 기초단체 31곳 3곳에 후보를 내는 등 당세가 미약했지만 이번에는 문 대통령과 당 지지율 상승에 힘입어 24곳의 후보가 나섰다”며 “이번 선거는 당선도 중요하지만 불모지였던 대구·경북 지역에 민주당 지역기반을 다진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수진영 마저 흔드는 홍준표 대표 언행…“전 국민 아우르는 대승적 자세 필요”
그동안 보수진영의 텃밭으로 불리던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자유한국당 지도층을 둘러싼 각종 구설수가 꼽힌다. 특히 홍준표 대표의 가벼운 언행으로 당 안팎에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제1야당 대표로서 특정 집단이 아닌 전 국민을 아우르는 대승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얼마 전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홍 대표 종신 대표체제가 민주당의 종신집권 전략이다”며 비꼬는 발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석현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일선에서 빨간 옷 입고 뛰고 있는 자유한국당 후보들을 생각해서라도 홍준표 대표는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외계인 언어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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