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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탐방=돈되는 상권<298>]-흑석동 흑리단길 상권
젊은감각 변신 꾀하는 외딴 대학상권…창업 ‘속속’
특색 갖춘 카페 찾아 20·30 발길 늘어…재개발 후 상권확대 기대감 커
권이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6-01 00:10:58
 
▲ '흑리단길'은 아직까진 낙후된 지역이지만 최근들어 젊은층을 겨냥한 카페·음식점·펍 매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중앙대 앞 메인 상권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인근 노량진·숭실대 상권 보다 임대료가 낮아 창업을 위해 매물을 찾는 이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흑리단길 상권은 80년대 달동네 틱한 골목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최근 들어서고 있는 모던한 인테리어의 매장들과 과거 서민들의 삶의 공간이 어우러진 묘한 매력을 찾아 이곳을 찾는 젊은 층의 발길도 늘어나는 추세다.
 
흑리단길의 정식지명은 동작구 흑석동 서달로 14길·15길이지만, 송파구에 있는 경리단길과 컨셉이 비슷해 흑리단길로 불린다. 중앙대학교와 도보로 7분정도 거리인데다, 중앙대와 지하철 9호선 흑석역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이른바 ‘노른자위’ 대학가 상권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중앙대 앞 메인상권에 밀린 흑리단길…재개발도 ‘미적미적’
 
반면 흑리단길 상권은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흑석동 주민들과 일부 젊은 층이 찾아오는 변방 상권으로 여겨지고 있다. 규모나 유동인구면에서 중앙대 메인상권에 밀리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곳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앙대 메인상권은 주류업·음식업·서비스업 등 20대 젊은 층은 겨냥한 매장들이 집중적으로 들어선 중앙대병원 인접 서달로·흑석로 일대다.
 
흑석동 일대는 ‘흑석 재개발 촉진지구’로 선정돼 현재 재개발이 한창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인구유입 증가로 인한 상권 활성화가 기대된다. 반면 다른 재개발 구역과 달리 흑리단길 일대인 1구역 만큼은 재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지연 충남공인중개소 대표는 “현재 흑석동 재개발 1구역으로 분리되는 흑리단길은 상가가 많은 곳이며, 상가주인들은 대체로 나이가 많아 변화에 둔감한 편이다”며 “임대료가 상가 주인들의 노후대책이기 때문에 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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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흑리단길 상권은 지리적 이점, 재개발 등 각종 호재가 쌓여 있는데도, 활성화가 더딘 편이다”면서도 “최근 ‘흑리단길’이란 명칭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젊은 분위기의 매장들이 입점하고 있어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스카이데일리>가 흑리단길을 찾았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 3번·4번 출구로 나와 직진 하면 빗물펌프장이 보인다. 이 빗물펌프장에서 바라보면 작은 오거리가 나오는데 첫 번째 좌(서달로 14길)·우(15길) 골목길이 바로 ‘흑리단길’이다.
 
중앙대 정문에 출발하면 중앙대 병원 방향으로 흑석로를 따라 7분 여 걷다 보면 ‘흑리단길’이 나온다. 날씨가 화창하거나 공강이 있는 경우 이 곳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도 잦은 편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여자친구와 함께 흑리단길을 찾은 김민석(26·남) 씨는 “학교가 인근에 있어 수업이 끝나고 여자친구와 이곳에서 종종 데이트 한다”며 “처음에는 이곳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요즘 들어 예쁜 카페나 선술집이 생겨 데이트하기 좋다”고 말했다.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이지현(22·여) 씨는 “평소에는 걸어가기가 귀찮아 학교 인근에서 식사를 하지만, 친구들이 여럿이 모이면 분위기 좋은 곳에서 밥을 먹고 싶어 흑리단길을 종종 찾는다”고 전했다.
 
상권규모 작아 프랜차이즈 업종은 전무… ‘작은카페’ 증가세
 
서울시 우리마을가게상권정보서비스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흑리단길 상권에서 영업 중인 점포는 187곳이다. 한식이 60곳으로 가장 많고 호프·간이주점이 21곳, 커피·음료는 11곳 등이다.
 
소상공인상권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흑리단길’ 월평균 유동 인구(SK텔레콤 통화이용자 기준)는 6만5995명이다. 지난해 9월(7만8064명) 유동인구가 가장 많았고, 지난 2월(5만5992명)으로 가장 적었다. 대학가 상권에도 불구 유동인구 변동폭이  작은데는 중앙대 학생 보다 지역주민들과 인근 직장인들이 상권의 주요 고객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령대 유동인구는 △40대, 1만6908명 △30대, 1만6594명 △50대, 1만5414명 등으로 나타나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다.
 
요일별 유동인구는 금요일이 1만11954명으로 가장 많았고 △토요일(1만1875명) △수·목요일(1만1718명) △화요일(1만1482명) △월요일(1만1089명) 등으로 나타났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6~12시, 2만4930명 △오후 3~6시, 1만34392명 △오후 6~9시, 1만3763명 △오후 12~3시, 1만2426명 △오후 9~12시, 8651명 등으로 조사됐다.
 
흑리단길 상권의 특징은 최근 카페창업 붐을 타고 빠른 속도로 특색 있는 카페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인근 주택단지나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생활밀접형 점포들이 많은 편이다. 프랜차이즈 형식의 카페나 호프·간이주점이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대신 소규모의 개인 점포들이 대다수다.
 
일본 라멘 전문점인 ‘미묘’의 최규호 사장은 “한국인 입맛에 맞춘 라멘을 판매하다보니 점심시간에 대학생들이 찾는다. 손님은 하루 평균 50명 정도다”며 “인근 노량진이나 숭실대 상권보다 월세가 저렴해 이곳에 가게를 오픈했다”고 말했다.
 
▲ 다른 상권에 비해 규모가 작고 유동인구가 적은 탓에 '흑리단길'에는 프랜차이즈 점포를 찾기가 힘들다. 반면 임대료가 낮아 창업비용이 부담스런 젊은 층에 인기를 얻고 있다.사진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야식집 '필수', 카페 겸 펍으로 운영 중인 '바로곁에',피자가 맛있는 펍'퍼블릭 하우스',모던한 분위기인 '바야흐로' 펍이다.ⓒ스카이데일리
          
4개월 전 오픈한 오뎅바 ‘달비슬’ K 사장은 “조용한 분위기에 부담 없는 임대료에 여기에 가게를 열었다"며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이용해 가게를 홍보하는데 아직까지 손님의 70%는 이 곳 주민이다“고 말했다.
 
치킨집 ‘비어퀸’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치킨집은 저녁에 손님이 몰리는 경향이 있어 오전 11시부터 6시 사이는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한다”며 “평소에는 인근 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고, 가게가 꽤 넓은 탓에 개강모임 등 단체모임을 갖는 대학생들도 많다”고 소개했다.
 
흑석시장 인근에 위치한 카페 ‘커피홀릭’ 소원천 사장은 “대체로 손님은 40대부터 60대 사이가 많지만 최근 들어 젊은 층도 늘어나는 추세다”며 “노후화된 이곳에 젊은 감성을 가진 가게가 들어오면서 활기를 띠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밝혔다
 
임대료 낮아 창업문의 꾸준…재개발 후 상권 활성화 기대감 높아
 
홈타운 공인중개소 신승기 대표는 “흑석동은 오랜 시간 동안 행정구역이 계속 바뀌면서 개발이 더뎠다”며 “지형이 사방이 막힌 언덕형태로 돼 있어 흘려가는 인구보다 지역 주민과 대학생들의 소비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색 있는 인테리어와 맛으로 승부하는 매장들도 늘고 있다. 카페 ‘Lee & Hong’ 이영진 사장은 “우리가게는 모든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리는데 방문하는 손님 상당수가 커피 맛에 상당히 만족한다”고 소개하고 “최근 들어 젊은 손님들도 오는 편이지만 대체로 다양한 연령층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바(bar)로 운영하는 ‘바로곁에’ L 사장은 “가게를 유럽풍으로 인테리어를 했다”며 “사진 찍기에도 좋아 여성분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은 인근 병원 관계자나 대학생들이 많아 20대부터 30대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훈이네 숯불 닭갈’비 이창근 사장은 “흑석동이 재개발되면서 기존 고객들이 많이 빠져 나가 요즘 매출은 들쑥날쑥해졌지만, 재개발이 이후 아파트에 입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곳이 좀 더 발전할 거 같다”며 재개발 이후 상권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근 노량진이나 숭실대 상권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원 공인중개소 김수숙 대표는 “이곳 권리금은 통상 3000만원~4000만원, 33㎡(약 10평)기준 보증금은 1000만원~2000만원, 임대료는 90만원~100만원 정도다”고 설명했다.
 
또 “임대료가 저렴해 흑리단길에 창업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하루 평균 1~2명 정도지만, 나와 있는 매물은 없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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