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뿐만 아니라 친노조·반기업 정책 노선에 따른 거미줄 같은 규제 등의 여파로 각종 경제지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한국경제와 관련해 장밋빛전망만을 내놓고 있어 사회 각계각층의 우려를 사고 있다. 무분별한 장밋빛전망은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할 뿐 아니라 안일한 인식까지 생겨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장밋빛전망 속 곳곳 복병 만연…노동경직성·반시장규제·법인세 등 최대 걸림돌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2년 및 중기 경제 전망’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경제는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유지되고 민간소비 회복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특히 민간 소비는 백신 접종 확대, 취업자수 확대, 정부 정책지원 등으로 회복 흐름이 강화돼 3.3% 증가가 점쳐졌다.
특히 4년 뒤인 2025년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처음으로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통상적으로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돌파할 경우 선진국 경제수준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2025년까지 연평균 2.8%의 성장률 유지, 달러당 1134원 선 환율 유지, 물가상승률(GDP디플레이터) 1.3% 유지 등의 전제조건이 내걸렸다.
만약 국회예산처의 전망이 맞아 떨어진다면 3만 달러 시대에 돌입한 이후 약 8년여 만에 4만 달러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G7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긴 하지만 글로벌 경제성장 속도를 감안했을 때 상당히 빠른 수준으로 평가된다. G7국가의 경우 과거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진입하는데 평균 5년 정도 소요됐다.
그러나 사회 각계각층에선 국회예산정책처의 인당 GDP 전망에 대해 일제히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경제성장을 가로 막는 각종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인 전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특히 높은 노동경직성, 반시장 규제, 높은 법인세 등은 4만 달러 시대를 가로 막는 최대 걸림돌로 지목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원)은 국회예산정책처에 앞서 인당 GDP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한경영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7년 3만 달러를 달성한 이후 4만 달러에 도달하기까지 11년(2028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G5 선진국들의 경우 1인당 GDP 3만~4만 달러 기간 중 높은 노동생산성, 활발한 투자, 민간·정부 부문의 균형성장 등의 공통점을 보였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이 54.5%에 달했다. 하반기 신규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도 13.3% 나왔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32.4%) △고용 경직성으로 인한 기존 인력 구조조정 어려움(14.7%) 등을 꼽았다.
또 대다수의 중소기업과 영세·뿌리기업들은 반시장적 정책으로 휘청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 근무제 등이 대표적이다.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다는 명분하에 진행된 급격한 임금인상으로 기업들의 상황은 크게 악화된 상태다. 게다가 주 52시간제 확대 시행도 사회 취약계층을 더욱 사지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실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법인세 인하 시 기업 채용이 늘어난다는 내용은 이미 분석자료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2019년 한경연이 발표한 ‘법인세율이 FDI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세 포함 27.5%인 한국의 법인세율을 OECD 평균 23.5%까지 4%p 낮출 경우 외국인직접투자가 71억달러 증가해 일자리 7만여개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임기 첫 해 기존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다.
“4만 달러 시대 앞당기려면 시장경제 원리 입각한 친시장·친기업 정책 필수”
대다수의 경제전문가들 역시 지금과 같은 환경에선 4만 달러 시대 달성이 요원할뿐 아니라 오히려 역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단의 대책으로는 민간경제 활성화. 반기업·반시장 정책 철폐 등을 제시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정부가 언급한 1인당 GDP 4만 달러 시대와 내년 3% 경제성장률로 진취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성장률을 과대 예측하는 경향을 버려야 한다”며 “정치논리에 따라 반시장 정책을 고집하지 말고 친시장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경제성장률 같은 경우 지금 정부가 코로나19 빌미로 방만한 재정정책을 쓰고 통화를 과다하게 풀고 있어 일시적으로 올랐을 뿐 내실은 약한 편이다”며 “오히려 향후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장 국민들에게 인기만 얻겠다는 식으로 계속 돈을 풀었다간 오히려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더 큰 참사를 야기할 수 있다”며 “성장잠재력을 낮추는 각종 규제들만 양산하면서 성장률의 예측을 부풀리는 건 경제구조를 왜곡하는 것, 즉 국민을 기만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친노조·반시장적인 성향을 띄는 악조건 속에서 예산정책처의 발표는 사실상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며 “무엇보다 기업을 옥죄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성장동력이 마모화됐고 전혀 힘을 못 쓰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GDP상승, 경제성장 동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결국 생산요소쪽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생산성이 높아야만 자연스럽게 잠재성장률도 올라가고 민간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만한 중점적인 두 가지 요소는 바로 투자견인과 혁신추동이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선 반도체 산업부문이 핵심동력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TSMC와 경쟁구도로 가야한다”며 “더불어 4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선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해 친시장 정책으로의 기조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 기업 내에 잠식해있는 강성노조가 혁신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노동시장의 경직성 타파와 구조개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장잠재력이 위축되는 건 불 보듯 뻔하다”며 “물론 이와 함게 기업 투자 활성화 및 기업가 정신 강화 등의 전략적인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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