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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행안부 경찰국 신설 논란
경찰국 신설 '30년 퇴행' VS '공정·정의 실현’갈려
행안부 내 경찰국, 8월2일 공포·시행 ‘31년 만에 치안국 부활’
경찰 삭발·1인 시위·삼보일배 …총경 ‘집단 행동’ 대규모 반발
野“무소불위 독재”VS 與 “정권유착, 경찰수사 제도권으로…”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28 15:59:35
▲ 경찰이 오는 30일 예정된 14만 전체 경찰회의를 자진 취소했다. 27일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은 경찰 내부망을 통해 "어제 국무회의 통과로 경찰국 설치가 확정됐다. 어떤 사회적 해결방법이 없어진 현실에서 전체 경찰 이름의 사회적 의견 표명은 화풀이는 될지언정, 사회적 우려와 부담을 줘 경찰 전체가 사회적 비난의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철회 이유를 전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뉴시스]
 
 
일선 경찰들의 거센 반발에도 윤석열정부의 행정안전부가 경찰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국을 신설해 8월2일부터 업무에 들어간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 통제를 위해 경찰 지휘·통제권을 갖는다는 것이 골자다. 이로써 1991년 경찰법 시행 이래로 독립 외청이던 경찰은 31년 만에 다시 행안부 지휘를 받게 됐다.
 
경찰국 3개 과에는 행안부 장관의 경찰 고위급 경찰위원회 위원 임명제청을 보좌할 인사지원과가 포함됐다. 또한 지휘·규칙은 경찰청장이 장관에게 예산안을 보고한뒤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는 조직통제의 핵심인 인사와 예산권을 틀어쥔 모양새로,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자신이 이를 직접 관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발한 일선 경찰들은 삭발과 삼보일배 시위를 이어 갔고, 77년 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경찰서장급인 총경들이 모여 집단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의 중립성’을 윤석열 정부가 바꾸려고 한다며 경찰국 신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찰국을 신설하면 경찰 중립성이 훼손된다는 것이 이들의 반대 근거다.
  
행안부 지휘받는 경찰, 정부 ‘경찰국 시행령 통과’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을 통과시켰다. 행정안전부에 경찰 관련 조직이 생긴 것은 30여 년 전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에 있던 경찰이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내달 2일 행안부 내에 경찰 치안감인 국장을 포함해 16명 인원으로 구성된 경찰국이 공식 신설된다.
  
정치권 및 법조계측 의견을 종합하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이 오는 9월 시행되면 경찰은 창설 이래 가장 강력한 수사권을 갖게 된다고 한다. 그동안 대통령실의 직접 통제와 조종을 받은 이들은 정권의 수족 노릇을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윤석열 정부가 이번에 대통령실 민정수석을 폐지하면서 경찰 업무를 담당할 새로운 조직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법률상 상급 기관인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제도적으로 대통령실의 직접 통제에서 벗어나면서 새로운 통치기관의 필요성이 생겼고 이에 행안부 내 자문기구 등을 통해 경찰국 신설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총괄지원·인사지원·자치경찰지원 등 3개 과가 설치된다. 경찰의 주요 정책·법령, 총경 이상 임용 제청, 자치경찰 지원 등 업무를 맡도록 했다. 이 가운데 총괄지원과장을 제외한 인사 지원과와 자치경찰과 과장은 모두 경찰 총경이 맡는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경찰 12명(치안감 1명, 총경 2명, 경정 4명, 경감 1명, 경위 4명)과 3·4급 공무원 1명을 증원하고, 기존 행안부 내 공무원 3명을 재배치한다.
행안부는 전체 인원 16명 중 4분의 3인 12명을 경찰공무원으로 배치하고 일반직은 필요 최소한의 인력인 4명으로 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반 공무원들은 각각 총괄지원과장 1명, 총괄지원과 직원 1명, 자치경찰지원과 직원 2명이다.경찰국장과 인사지원과장은 경찰공무원만으로 보임 가능하며, 특히 인사 부서는 부서장을 포함한 전체 직원을 경찰공무원으로 충원한다.
 
인사지원과는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과 국가경찰위원회 위원 임용을 제청하고 자치경찰과는 자치경찰제도 운용 지원을 맡게 된다. 경찰국은 형식상 행안부 차관 아래 설치됐지만, 차관은 인사 업무에 일절 관여하지 않을 예정이며 사실상 장관 직속 조직으로 운영된다.
장관의 권한을 담은 지휘와 규칙에는 경찰청이 모든 주요 정책사항을 승인받게 했다. 국무회의 안건은 사전 보고하고, 대통령·총리·장관 지시 이행 실적과 감사원 감사 결과는 보고하고, 행안부 장관·경찰청장 정책협의회도 열도록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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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은 경찰청장 지휘 규칙을 만들어 장관이 청장에 대한 지휘 권한도 갖게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31년 만에 행안부 내에 경찰 업무 조직이 부활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일선 경찰들은 경찰의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 내에서도 강력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 장관은 5월21일 장관으로 임명된 직후 행안부 내에 장관 산하 정책자문위원회 분과인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를 꾸리도록 했다. 또한, 자문위에서 나온 의견을 근거로 6월15일 경찰국 최종안을 발표했다. 행안부가 경찰국 신설을 공식화한 지 이틀째인 6월28일부터 일선 경찰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전국 경찰직장협의회(직협)와 한국노총 공무원연맹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적 합의가 없는 행안부의 독단적 통제는 민주 경찰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법률 취지에 어긋나는 하위법령 제·개정은 권력에 취약한 경찰 탄생과 직결된다”고 비판했다.
 
직협은 “대한민국 경찰은 권력의 하수인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1990년 내무부 장관의 사무에서 ‘치안’을 삭제하고, 1991년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하면서 민주적 통제를 위한 경찰위원회를 도입한 것이 그 역사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 23일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발,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에서 열리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주최자로 알려진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이 가장 먼저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일선 경찰 일부는 여전히 삭발·삼보일배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논란이 증폭된 것은 24일 오후 77년 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경찰서장급인 총경들이 모여 집단행동을 하면서부터다.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회의에 전국 총경 650명 가운데, 3분의1 가량인 190여 명이 참여했다. 절반이 넘는 356명은 동조 표시로 회의장에 무궁화 화환을 보냈다.
 
총경은 경찰서장, 본청·지방청 과장 등 핵심 보직을 맡는 계급으로 이른바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상위 1% 경찰 수뇌부다. 이들은 ‘경찰의 중립성’을 윤 정부가 건드리려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경찰국을 신설할 경우 경찰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다.
 
경찰청은 이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하고 현장 참석자 56명에 대한 감찰 및 징계에 착수했다. 대기발령인 상황에서도 류 총경은 출근을 강행하며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면 법적·제도적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경찰청의 처사에 일선 경찰들은 “평검사 회의 때 누가 징계를 당한 적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과도한 조치”라면서 추가 회의 개최까지 예고하고 있다.
 
靑 ‘민정수석실’ 폐지, 警 통제 없음 ‘무소불위 권력’
 
 
야권은 행안부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경찰 장악 움직임은 민주 공화국을 향한 폭거”(박용진), “전두환 정권식 경고와 직위해제로 대응한 것에 대해 대단히 분노한다”(우상호), “경찰 개혁 방안을 원점에서부터 논의해주시길 바란다”(이재명) 등 목소리를 높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반면 여권은 경찰 내 집단 반발을 일갈하는 분위기다. “전 정권 충견 노릇을 하던 정치 경찰 지도부와 불법·과잉 충성에 침묵하던 경찰 구성원들은 먼저 지난날 과오를 반성하고 땅에 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찾는 것이 도리”(김기현), “직무유기이자, 국민 혈세로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권성동) 등의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
아울러 문재인정부 당시 발생했던 △드루킹 사건 증거인멸 논란 △울산시장 선거개입 등을 예로 들며 경찰-정권 유착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정부 측은 역대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명하는 시스템과 계통을 무시하고 대통령실에 파견된 민정수석실, 치안비서관 등이 경찰공무원들을 통해 음성적으로 경찰업무를 지휘해 왔다고 주장하면서 불법을 자행할 요소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법률이 정한 행안부를 통해 제도권내로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경찰국 신설 관련 전국서장회의에 대한 행안부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총경 집단 행동에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총경들의 단체행위에 대해 “대한민국에 힘이 아주 센, 부처보다 센 청(廳)이 3개가 있다. 바로 검찰청·경찰청·국세청”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이어 “법무부에는 검찰국이 있고, 국세청 경우에도 기획재정부에 세제실이 있어 관장하고 같이 협력하고 있다”며 “경찰만 (부처 조직이) 없는 것인데, 그동안은 민정수석이 (역할을) 해왔는데 지금은 민정수석이 없어졌다. 검수완박 법이 시행되면 경찰이 3개 청 가운데 가장 힘이 셀지도 모르는데,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지 않겠나”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25일 경찰들의 집단반발을 ‘하나회 쿠데타’로 비유하면서 “형사범죄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이 장관은 “경찰은 물리력과 강제력, 심지어 무기도 소지할 수 있어 자의적으로 한군데 모여 회의를 진행할 경우 대단히 위험하다"며 ”하나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바로 이러한 시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평검사회의는 (검찰총장의) 금지나 해산 명령이 없었던 반면 이번 총경회의는 경찰 수뇌부의 명백한 집회 금지 및 해산 명령이 있었음에도 그 명령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국 신설에 이어 “경찰대 졸업 후 바로 경위 임관 불공정”하다며 ‘경찰대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장관은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행안부 업무계획을 통해 경찰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8월 중 국무총리 소속 경찰제도발전위원회를 꾸려 ‘경찰대 개혁’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대를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시험도 거치지 않고곧바로 경위로 임관될 수 있다는 점이 불공정하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전국 총경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된 류 총경 또한 경찰대 4기이며, 당시 회의 참석자 대다수는 경찰대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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