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고객 확인 의무를 위반한 가상자산업계 1위 업비트에 대한 제재를 본격 시작했다. 중징계를 예고한 상황에서 최종 제재 수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날 업비트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고객확인제도 위반 등 자금세탁방지 의무 불이행 혐의를 심의했다. 이번 제재심에 제재를 최종 결정하지 않고 업비트의 소명을 근거로 제재 수위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FIU는 작년 8월 말부터 업비트에서 제출한 사업자면허 갱신 신고 신청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해 고객확인제도 위반 등 자금세탁방지 의무 불이행 혐의 사례를 수십만 건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거래 고객의 신분증으로 신원정보를 확인해야 하는데 업비트가 이 과정에서 부실하게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업비트는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제한 조치 의무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FIU는 업비트에 일정 기간 신규고객이 가상자산을 전송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안을 사전 통보한 상태다.
과태료 부과·임직원 중징계 등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도 크다. 앞서 코인마켓거래소 한빗코는 2023년 10월 고객확인위반 등의 이유로 과태료 19억9420만 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후 과태료까지 부과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작년 12월에서 법원에서 취소 판결을 받았다.
업비트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 결과는 설 연휴가 지나고 내달 이후 나올 전망이다. 특정금융거래법 위반에 대한 제재 절차는 ‘제재 사전 통보→FIU 제재심 개최→대심제 운영→제재 수위 결정→최종 제재’ 순으로 이뤄진다.
대심제는 법원 재판처럼 감독당국과 제재 대상자가 동등하게 진술 기회를 얻어 논의한다. 양측의 입장 차가 큰 만큼 제재 수위 결정은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 몇 년 전 라임펀드 사태와 같은 제재심은 4~5차까지 이어진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직원 제재·과태료 등 사유에 해당하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 제재 결과가 가상자산 업계에 미칠 파장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빗코의 고객확인제도 위반 건수는 100~200건 수준이었지만 업비트 위반 건수는 훨씬 많다”며 “임직원 징계나 과태료 수준에 의해 고객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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