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포함해 국회의석수 180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행보를 둘러싼 국민적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국민 사유재산 침해 소지가 명확한 법안을 강제로 밀어붙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코로나 방역대책의 일환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피해 입은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덜어주겠다며 건물주들에게 임대료를 강제로 받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민주당의 입법 행보에 국민 여론은 크게 들썩이고 있다. 국민의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헌법 가치에 위배된 법안을 강제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실상 전 국민이 코로나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인들에게 임대료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편가르기를 유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법안 자체가 위헌적 요소가 다분한 데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분쟁을 유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빌딩·상가거래 위축으로 인한 임대료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 경제활동까지 간섭한 슈퍼여당…“방역 실패를 책임을 왜 임대인이 져야 하나”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꼬박 1년 동안 확산세가 계속된 코로나 사태로 세계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4.2%를 기록하며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역시 코로나 사태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경제 전반에 걸쳐 코로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이 입는 경제적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 피해 확산을 명분으로 내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조치로 경제활동이 사실상 ‘올스톱’ 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이 코로나 피해 복구를 명분으로 내세워 수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의 혈세 지원을 단행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없었다.
최근 혈세 지원만으로 한계를 느낀 정부·여당은 급기야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가 아닌 국민에게 코로나 피해 부담을 강제로 전가하는 방식이었다. 발단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이달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영업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까지 고스란히 짊어지는 것이 공정하냐는 물음에 ‘매우 뼈아프다’고 답했다.
이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해당사자와 시민사회,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공정한 임대료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호응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 다음날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 개정안 이른바 ‘임대료멈춤법’ 대표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다. 이후에도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윤준병 의원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이 관련 법안을 추가적으로 발의했다.
‘임대료멈춤법’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차임 등의 증감청구권)에 ‘감염병 피해에 따른 차임(차임·임대료) 특례’를 신설해 코로나로 영업 제한 시 임대인은 집합금지 업종에 임대료를 청구할 수 없고 집합제한 업종에는 2분의 1 이상 청구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의원은 “소상공인·자영업자는 감염병 예방 조치로 수익을 얻는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상가를 임대해주고 얻는 수익이 재산이라면 장사로 얻는 수익도 재산이다”고 설명했다.
“편파적 법안보다 방역이나 제대로…위헌요소 다분한 임대료멈춤법 전 국민 피해 유발”
해당 법안은 민주당 당론으로 떠오르면서 가까운 시일 내 법안 도입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여론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은 물론 위헌소지도 다분해 실행으로 옮겨질 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임대인들은 이미 건물 보유에 따른 세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임대료멈춤법까지 도입할 경우 재산상의 큰 피해가 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소재 S빌딩을 소유한 여정옥 (60대·여·가명) 씨는 “좋은 투자처라고 소개를 받아 지난 2018년 대출을 끌어 모아 어렵게 빌딩을 매입했다”며 “대출금과 이자를 한창 갚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세부담은 늘어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코로나 발생 이후 상가 2층은 공실이 됐고 현재는 문의도 없어서 1층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도무지 안되겠다 싶어 빌딩을 내놓았는데도 거래 문의는 좀처럼 오지 않고 있다”며 “거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거래세 등으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대료까지 강제로 받지 말라하면 나 같은 사람은 죽으라는 것이라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송파구 거여동에 빌딩 한 채를 소유한 백민철(가명) 씨는 “최근 아파트 거래는 그나마 되고 있는데 코로나로 상권이 위축되면서 빌딩은 거래 자체가 안되고 있다”며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공실이 늘고 거래도 하기 어려운 실정인데 여기에 임대료멈춤법까지 나오면 빌딩 거래는 더욱 위축된다. 임대차3법으로 아파트 시장이 위축됐던 것처럼 빌딩시장도 그에 따른 피해가 커질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차인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한가지다. 임대료멈춤법을 도입하기에 앞서 모순된 방역 정책부터 처리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된 목소리다.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서 족발집을 운영 하고 있는 신태산(60대) 씨는 “임대료멈춤법을 도입한다해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한 생계가 막막하긴 마차가지다”며 “모순된 방역 대책을 없애고 백신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지고 보면 밀폐된 사무실에서 장기간 오래 있어 더 위험한데 이는 허용하고 커피숍은 안 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며 “자영업자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모순된 방역 정책을 중단해 확진자수를 줄이던 다 같이 영업을 하게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지금은 다 같이 죽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전문가들은 국가가 임대료를 강제적으로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헌법에서 인정한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또 법안 도입이 임대인과 임차인과의 분란과 거래 위축 등으로도 이어져 종국엔 국민 전체의 피해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한학과 교수는 “임대료멈춤법은 국민 전체가 입은 코로나 피해를 임대인들에게만 전가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며 “임대인에게만 전가할 것이 아니라 국가와 임차인이 함께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어야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임대료멈춤법이 진행되면 상가 시장에서도 역전세난이 일어날 수 있고 거래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더욱이 생계형 임대인들은 대출금도 갚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점들도 있는 만큼 정부가 서둘러 백신을 도입해 코로나를 근본적으로 종식시키는 노력부터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공정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쪽에게 희생을 강요하기 보다는 나누어 부담하는 방안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며 “임대인에게 재산세 감면이라던가 양도소득세를 실비로 인정하는 등의 혜택 정도를 주면 시장에서 알아서 임대료 감면 등의 움직임이 생겨날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어 “임대료멈춤법과 같은 법안이 도입되면 임대인과 임차인과의 분쟁도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사회적비용이 급증하고 향후 임대상가 공급 축소, 거래 위축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매물 품귀로 인한 시세상승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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