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대표적인 ‘뷰티 상권’으로 꼽히는 가로수길이 팽창하면서 양옆 이면도로인 세로수길도 하나의 상권으로 성장하고 있다. 가로수길에서 세로로 들어서면 만난다고 해서 혹은 좁은 길이라는 뜻에서 세로수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불과 2년 전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가로수길 명성에 힘입어 이면도로를 찾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가면서 상권이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가로수길이 날이 갈수록 거대해지고 사람이 붐비면서 번잡해지자 오붓하고 세련된 멋이 있었던 옛 가로수길의 정취를 찾아 세로수길로 파고드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이다. 세로수길은 현재 뷰티 산업이 자리잡기 전 패션 디자이너들과 예술인들이 자리잡았던 가로수길의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명소들도 있어 독특한 멋을 풍기고 있다. 가로수길의 높은 임대료 때문에 이면도로로 자리를 옮긴 업종 중심이라 세로수길의 상권은 업종이 단순하게 형성돼 있다는 특징도 발견할 수 있다. 또 일부 구간은 아직 주택가로 남아있어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곳도 있다. 아직 발전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는 가로수길의 이면도로 세로수길을 스카이데일리가 탐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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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수길 이면도로인 세로수길 위치도. 가로수길과 세로수길은 마치 하나의 블럭처럼 형성돼 있어 수많은 좁은 길들로 연결돼 있다.(위), 신사역에 있는 가로수길과 세로수길 안내도. 세로수길은 가로수길의 이면도로에서 벗어나 별도의 이름을 가진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신사동 세로수길은 가로수길의 이면도로에 붙은 이름이다. 가로수길 상권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이면도로에도 상권이 형성된 경우다.
세로수길을 가로수길과 구분해 별도의 이름이 붙은 것은 최근 2년 사이의 일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름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생겨난 별명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뜻은 정확한 유래가 전해져 있지 않아 비슷하지만 다소 다른 뜻풀이들이 존재한다.
하나는 세로수길의 뜻이 가로수길에서 세로로 들어가면 나오는 도로를 의미한다는 풀이다.
가로수길 상권이 커지면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가로수길 특유의 고급스럽고 조용한 분위기가 좋았던 사람들이 점점 가로수길과 수직으로 만나는 골목길을 따라 이면도로를 찾기 시작하면서 생긴 이름이라는 것이다. 상권의 형성과정과 사람들의 발걸음을 반영했다는 의미가 있다.
다른 의견으로는 가로수길 주변에 난 좁은(細)길이라고 세로수길의 뜻을 풀이하기도 한다.
어느 쪽 뜻풀이가 맞든 간에 가로수길의 가로는 세로의 대응단어가 아님에도 마치 대응관계인양 이름을 붙였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가로수길을 찾는 젊은 세대의 위트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세로수길은 가로수길의 영향을 받아 상권이 뚜렷이 형성된 지역도 있고, 아직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주택가도 있다.
또 상권이 형성되기 전 문화거리였던 가로수길의 과거모습을 찾아볼 수도 있다.
세로수길 잠원 방면, 가로수길 과거 담아 상권 형성
가로수길 좌우로 난 이면도로인 세로수길은 좌우의 성격이 조금 다르다. 잠원동 방면인 왼쪽 길은 상권화가 뚜렷이 진행된 반면 압구정 방면인 오른쪽은 주택가가 넓게 남아있다.
신사역 8번출구에서 가로수길 왼편(위 지도 기준, 이하 동일) 세로수길로 들어서면 많은 식당들과 맞닥뜨린다. 신사역에 가까워 자연스레 생겨난 식당들이다.
▲잠원동 방면 세로수길에는 이색적인 의류매장이 많이 자리잡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식당과 작은 커피숍들의 행렬은 세로수길 초입에서 중반부까지 계속해서 이어진다.
가로수길은 반대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들과 식당들이 초입에 다수 자리잡고 있지만 길 가운데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가로수길에는 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이로인해 식당과 소규모 커피숍들이 이면도로인 세로수길로 밀려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수의 식음료 매장들 사이로 의류매장들도 곳곳에 존재한다.
가로수길 자체가 의류, 가방,구두, 화장품, 쥬얼리에 성형외과까지 각종 뷰티산업이 종합적으로 발달한 것에 비하면 왼편 세로수길은 식음료 매장과 의류매장으로 상권이 단순하게 형성됐다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로수길과 마찬가지로 매장 1층이나 앞공간을 까페로 운영하는 의류매장들이 눈에 띈다. 쇼핑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이곳의 장점을 잘 느낄 수 있는 예시다.
▲ 이색적인 식당들도 세로수길에서 볼 수 있는 명소들이다. 세로수길의 상권이 의류와 식음료 중심으로 단순하게 형성된 것은 가로수길의 영향으로 보인다. ⓒ스카이데일리
왼편 세로수길은 가로수길에 상권이 형성되기 이전 모습이 남아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90년대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패션 디자이너들이 가로수길 일대에 자리잡았던 흔적들을 볼 수 있다.
패션디자이너 교육기관인 서울모드 패션전문학교는 1997년 왼편 세로수길로 이전한 이래 지금까지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있다.
▲ 서울모드 패션전문학교는 1997년 이곳으로 이전해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권이 형성되기 전 가로수길은 패션디자이너들의 거리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스카이데일리
왼편 세로수길 현대고 방면으로는 얼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가로수길에 위치한 예화랑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2005년에 왼편 세로수길에서 문을 열었다.
뷰티 상권 형성에 불을 당긴 예술인의 발걸음과 고급스런 거리 이미지 형성은 이런 화랑들에 의한 것이었다. 뷰티 상권과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들어서기 이전 가로수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2005년 세로수길에서 문을 연 얼 갤러리. 예화랑 등과 더불어 가로수길 일대를 화랑 거리로 불리게 만든 화랑들 중 하나다. ⓒ스카이데일리
세로수길 압구정 방면, 대부분 주택가로 남아
이렇게 왼편 세로수길이 식음료와 의류매장 중심의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압구정동 방면인 오른편 세로수길은 아직 상권 형성이 미진한 가운데 대규모 주택가가 남아있다.
오른편 세로수길 압구정역 방면 초입에는 대형 헤어살롱이 자리하고 있다. 가로수길에서 성형외과가 모여있는 곳도 압구정역 방면이어서 새로 형성된 뷰티 산업 지대임을 알 수 있다.
▲ 종합 뷰티거리로 성장한 가로수길의 이면도로 답게 세로수길에도 대형 헤어살롱 등이 자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헤어살롱을 지나 신구초등학교를 넘어가면 주택가가 이어진다. 건너편 입구까지 이어지는 대형 주택가는 이곳이 대형 상권 가로수길의 이면도로라는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길가에 있는 학수정 노인복지센터와 구립 신사어린이집도 이곳이 주택가임을 확인시켜준다. 작은 슈퍼마켓과 세탁소, 철물점 등도 남아있어 주택가의 정취가 느껴진다.
▲ 주택가가 남아있는 오른쪽(압구정 방면) 세로수길. 상권으로 확장될 공간이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다시 신사역 방면으로 나가면 분위기 좋은 식당들을 만날 수 있다. 오른편 세로수길 상권은 식음료 매장 중심이어서 왼편보다도 상권이 단조롭게 형성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로수길이 대형화되고 사람들이 붐비는 번잡함 때문에 고급스럽고 독특한 정취가 아직 남아있는 세로수길이 갈수록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지역이 다수 남아있어 이들 공간을 중심으로 옛 가로수길의 문화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상권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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