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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정석<68>] - 반도체 관련주 주가 강세
‘바닥론’ 기대에 치솟는 반도체株… 주도주로 부상할까
KRX 반도체 지수 한 달간 10% 이상 올라… KRX 전체지수 중 1위
메모리 1위 삼성전자 감산 발표 후 투심 ↑… 가격 회복 기대 커져
세제혜택 ‘K칩스법’ 및 AI 반도체 성장 기대도 업황 개선에 영향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4-14 00:07:01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종목 41개를 편입한 ‘KRX 반도체’ 지수는 최근 한 달간 10.2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KRX 전체 지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7일 추경호(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지나가고 있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하면서다. 삼성전자는 1분기 ‘어닝쇼크(실적충격)’에도 생산량 감축을 선언하면서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호재는 업황 사이클 개선에만 머물지 않는다. 반도체 세제혜택 법안과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등 다양하다. 증권업계는 증시 주도주가 2차전지에서 반도체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외인 순매수에 6만5000원 회복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종목 41개를 편입한 ‘KRX 반도체’ 지수는 최근 한 달간(3월7일~4월7일) 10.2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KRX 전체 지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급등세를 나타내는 2차전지 관련주를 담은 ‘KRX 300 소재’ 지수(9.16%)보다도 앞섰다. 반도체 대형주들이 속한 코스피 지수가 근래 주가 부진에 빠진 것을 고려하면 의외의 상승세다.
 
실제로 개별 종목들의 상승세는 매서웠다. 삼성전자는 올해 5만5500원으로 출발한 뒤 6만 원 언저리에서 오르락내리락하다가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를 타며 11일 연중 최고점인 6만5900원을 기록했다. 작년 6월 이후 10개월 만에 6만5000원대 회복이다. 7만 원대에서 신년을 시작한 SK하이닉스도 10일 ‘9만 닉스’를 탈환하며 연중 최고점 자리에 다가서고 있다. DB하이텍(103.5%)·한미반도체(77.8%)·원익IPS(38.4%) 등도 올들어 상승세를 탔다.
 
외국인·기관이 반도체 대형주를 품으로 안았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를 2조4003억 원 순매수했다. 개인의 매물 폭탄을 모두 받아내며 주가를 지켰다. 독보적인 순매수 1위다. 2위인 현대차(2470억 원)보다 10배 많았다. 기관은 SK하이닉스·DB하이텍을 골랐다. 각각 7461억 원, 2404억 원을 사들였다. 두 기업은 기관의 순매수 1·2위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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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종목에 투심이 쏠리는 배경에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자리한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새 95.8% 고꾸라졌음에도 되레 주가가 급등한 배경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D램 시장 분석 자료를 통해 D램 시장 규모(합산 매출)는 1분기 96억7000만 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2분기 100억9600만 달러로 올라설 것으로 봤다. 3분기에는 113억600만 달러, 4분기에는 132억5000만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업황 회복의 근거는 ‘생산량 하향 조정’이다.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메모리 가격이 상승해 제조사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7일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감산 돌입을 공식화했다. 고객사들이 상승 국면에서 재고를 확보하고자 구매주문을 내면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서현 기자] ⓒ스카이데일리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잠정 실적을 통해 예상치 못한 추가 감산이 확정되면서 주가 상승의 한 가지 조건이 충족됐다. 감산 규모에 따라 2분기와 3분기 가격 하락폭이 변동될 것이고 그에 따른 실적 방향도 정해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전자의 추가 감산이 공식화됐기 때문에 고객사들 입장에서도 수요를 마냥 지연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은 메모리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 메모리 시장의 45.1%를 차지한 업계 1위 업체이기 때문이다. 업계 2·3위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작년 말부터 손실을 감수하며 감산에 돌입했지만 시황 반등을 이끌어내기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의 동참으로 2분기부터는 메모리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들이 가동률 조정을 통한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를 이미 시행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은 하반기 고객사들의 반도체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재고는 2분기에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하반기부터는 고객사의 재고 감소와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 축소 효과가 점차 반영되면서 메모리반도체 수급은 점진적인 개선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I 반도체 시장, 2026년 861억 달러 성장 기대
 
정책적 수혜도 기대할 만하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이 호재로 다가올 수 있다. ‘K칩스법’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설비투자를 할 경우 법인세 등의 세액공제율을 높여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법안이다. 법안 시행으로 대기업·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세액공제율이 각각 늘어난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의 세금 감면 혜택이 기대된다. 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K칩스법 통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2023년 38%, 2024년 9%, 2025년 8% EPS 추정치가 오르고, SK하이닉스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EPS가 11~20%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K칩스법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에서 국내 산업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산업적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하고 더 높은 생산성 확보를 통해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한 것”이라며 “반도체 섹터에서는 OSAT·비메모리·DDR5 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이 가장 높은 수혜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박서현 기자] ⓒ스카이데일리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AI) 시장의 급성장으로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점도 호재로 다가온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553억1400만 달러(약 73조1000억 원)에서 2024년 666억6200만 달러, 2025년 760억4300만 달러, 2026년 860억7900만 달러 등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를 통해 생성형 AI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최진혁 삼성전자 미주법인 메모리연구소장(부사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학술행사인 ‘멤콘(MemCon) 2023’에서 메모리 솔루션으로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내장한 HBM-PIM(지능형 반도체), 연산 기능을 메모리 옆에 배치시킨 PNM(프로세싱 니어 메모리), 메모리 용량을 테라바이트급까지 확장할 수 있는 ‘CXL D램’ 등을 소개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서버 시장에서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AI와 챗봇 등 신규 수요가 확대되면 올해 DDR5가 명실상부한 주력 제품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호재에 목표주가는 빠르고 치솟고 있다. IBK투자증권(8만→9만 원)·BNK투자증권(7만7000원→8만7000원)·하이투자증권(7만5000원→8만3400원) 등 증권사 7곳은 10,11일 이틀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최대 1만 원 목표가를 높여 잡았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IBK투자증권이 감산 효과를 기대하면서 이전보다 2만 원 많은 12만 원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서 증권업계는 반도체 종목이 증시 주도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2차전지 주가는 2021년 초 이후 반대로 움직여 왔고 앞으로 두 업종의 수익률 격차가 벌어질 확률보다 좁혀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며 “2차전지에서 반도체로 주식 비중을 옮기는 걸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하반기까지 감산 폭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전방 수요처들은 실제 수요 이상으로 하반기부터 선제적으로 재고 축적에 나서 연말에 D램 가격 반등이 예상된다”며 “현금 원가에 도달한 낸드 가격은 반등 시기가 더 일찍 올 수 있어 하반기 메모리 기업들이 2019년 하반기처럼 주도주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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