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회사채 금리가 다시 치솟고 있다. 연초 3%대에 머물렀던 회사채 금리는 어느 순간 4%를 넘어섰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회사채 수급 부담도 커진 상태다. 다음 달 회사채 만기 물량은 10조 원인데 이 기간 금융채·공사채 등 다른 채권 만기 물량도 적지 않아 회사채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는 4.030%로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4%대를 이어갔다. 일주일 전인 15일(3.939%)과 비교하면 0.091%p 치솟았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비례로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비우량 회사채(BBB-) 3년물 금리도 10.385%에서 10.464%로 0.076%p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후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21일 기준 47.2%로 집계됐다. 12일 81%·1월21일 82.8%로 높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소비심리 개선 등 미국 경제지표의 견고한 모습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꺾었다.
주요 인사의 매파적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17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실해질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둘러선 안 된다”고 발언했다. 18일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가 “첫 금리 인하 시점은 3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다음 달 만기 앞둔 회사채 물량이 많다는 점이다. 금리 변동성이 큰 국면에선 회사채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데 회사채 대규모 공급 시 시장에서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2월 회사채 만기 도래 물량은 10조3778억 원으로 집계됐다. 크레딧(국채와 통화안정증권을 제외한 신용등급이 적용되는 채권) 물량 중 금융채(22조2652억 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올해 월별 회사채 만기 물량 중에서도 4월(14조9985억 원)·7월(10조9801억 원)·6월(10조5729억 원)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회사채와 수요 경쟁을 벌일 크레딧 만기 물량(회사채 제외)도 다음 달 27조9억 원으로 상당하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는 가운데 수급 부담도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작년 10월 말까지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상당수의 발행사들은 연초로 발행시기를 지연했고 설 연휴 전 발행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국채 발행도 수급 부담을 키운다. KB증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58조4000억 원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인데 이 중 27~30%를 1분기에 발행한다. ‘개인투자용 국채’를 제외하면 1분기 발행될 국채 규모는 42조5000억~47조2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임 연구원은 “크레딧의 발행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번 주 목요일 국채발행 계획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옵션 행사에 따른 추가 발행 규모를 20%로 가정할 경우 2·3월 발행될 국채 규모는 25조5000억~29조4000억 원이고 월 평균 12조8000억~14조7000억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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