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햇볕’과 ‘햇빛’을 구분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돋을볕’까지 이야기하면 아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돋을볕’은 ‘해돋이 무렵에 처음으로 떠오르는 햇볕’을 말한다. 지평선이나 수평선에 처음으로 떠오르는 햇볕인데, 어둠을 밀어내면서 부드럽게 세상을 비추는 상서로운 기운(氣運)을 느끼게 한다. 여기서 파생된 말로 ‘돋을양지’라는 말도 있다.
“이번에 이사한 아파트는 언덕배기 돋을양지에 있어서 아침마다 돋을볕이 안방까지 든다네”와 같이 쓴다. ‘볕’은 ‘해가 내리쬐는 뜨거운 기운’을 이른다. 그러므로 ‘햇빛’과 ‘햇볕’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햇빛’은 ‘해가 비추는 빛’을 말한다. 영어로 ‘sunshine’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므로 ‘볕’은 ‘따스한 기운’을 말하고, ‘빛’은 ‘천체나 불·인공적인 조명 또는 특수한 생명체 따위의 스스로 밝히는 현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예문으로 “태호의 대머리가 햇빛에 빤들거린다” 같은 것이 있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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