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소상공인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루는 근간이다. 이들은 최전선 골목상권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발자취를 함께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의 획일화된 박리다매식 사업 진출을 비롯해 상권 탈취·규제·세상의 편견 등 각종 위협으로 쉼 없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들의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경청할 수 있는 특별기획 시리즈 ‘내가 대한민국 소상공인이다’를 마련했다.
‘플로리스트’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흔히 꽃을 예쁘게 꾸미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꽃을 구매하고 관리하는 것까지 업무가 다양하다. 개인 사업자로 꽃집이나 학원을 차려 운영하는 경우도 있으며 꽃의 쓰임이 많은 호텔에서도 플로리스트를 고용한다. 그만큼 플로리스트는 없어서는 안 될 직업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현재 플로리스트들의 상황은 어떨까. 이 직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처우 등 실상을 알기 위해 전현옥 한국플로리스트협회 이사장을 만나 봤다.
30년 가까이 된 한국플로리스트협회… 꽃에 관심 있으면 누구나 환영
한국플로리스트협회는 1996년 화훼 장식 문화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설립 이후 플로리스트들의 권익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전 이사장은 한국플로리스트협회는 꽃을 좋아하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저희 협회는 꽃집을 운영하시는 분뿐만 아니라 학원 강사님들이나 꽃집을 폐업했지만 그래도 꽃이 좋아서 이 업을 계속 하고 싶다는 분들까지 모두 회원이 될 수 있어요.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꽃에 관심이 있는 분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대회 개최 위해 노력… 숨은 인재 찾을 수 있어
전 이사장은 플로리스트 업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대회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를 통해 양질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가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특히 많은 대회를 열었어요. 대회 한 번 치르는 데 몇 천만 원이 들어가는데 협회 이사나 지회장 등 많은 분이 지원금을 내거든요. 이렇게 하면서까지 대회를 여는 이유는 미래의 플로리스트들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준비와 공부를 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면서 재능을 키울 수 있고 나아가 세계대회에 참여해 수상까지 할 수 있죠.”
“또 다른 순기능으로는 이런 대회에 참여해 수상을 하면 취업에도 용이해요. 그냥 학교만 졸업하고 나서 이러이러한 것들을 배웠다고 이력서에 쓰는 것과 대회에 참여해 각종 상을 휩쓴 것을 경력에 적는 것은 인사담당자가 봤을 때 확연히 차이가 나지요. 그래서 저는 플로리스트를 꿈꾸는 분들께 협회가 주관하는 대회에 참여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해요.”
자격증 공부 적극 권고… 업계 지식 배울 수 있어
연암대학교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전 이사장은 학생들에게도 자격증을 딸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함으로써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될 수 있는대로 자격증을 따라고 학생들에게 늘 말해요. 저희 협회에서 만든 자격증이 있는데 한국플로리스트협회에서 주관하는 자격증이라고 하면 꽃 업계에서는 인정을 해 주는 편이거든요. 어떤 학생은 부산에 있는 큰 웨딩홀에 취직을 했는데 저희 협회에서 주관하는 플로리스트 1급 자격증을 취득한 것을 이력서에 적으니 면접관이 높게 평가하면서 합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거예요.”
“비단 이런 것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꽃집을 운영하거나 강사를 하려는 분들도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면 많은 도움이 돼요. 자격증을 따고 교육을 12번 이상 받으면 협회에서 인정하는 등록 강사가 돼요. 이는 내가 강사로 활동한다는 것을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 커리어 측면에서도 굉장한 도움이 되죠.”
플랫폼 공세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소상공인들
전 이사장은 꽃집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플랫폼이 꽃시장에 진출하는 바람에 소상공인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어버이날 등 기념일에는 꽃 선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카카오톡에서 선물하기 버튼으로 여러 가지 선물을 보내요. 그리고 카카오나 마켓컬리가 꽃 배달을 시작하면서부터 개인 꽃집의 판매량이 줄어들었어요. 플랫폼들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좋지만 시장의 한 부분을 잡아먹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소상공인들에겐 타격이 있죠.”
“그리고 상거래 질서도 무너졌어요. 1000원짜리 꽃이 있다고 가정하면 농장에서 500원에 팔고 도매상과 개인 꽃집을 거치면서 가격이 붙어요. 중간 단계에 있는 분들도 이익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요즘은 농장에서 직거래를 하는 경우가 늘어났어요. 일반 꽃집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경쟁이 안 되는 상황인 거죠.”
전 이사장은 또 재활용이 가능한 조화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꽃 관련 소상공인들이 어려워진 요인 중 하나라고 토로했다,
“요즘 예식장 같은 곳에 가 보면 화환에 조화를 사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생화를 쓰면 가격이 비싸니 저렴한 조화를 사용하는 거죠. 큰 수요처인 예식장에서 조화를 사용하니 농가와 꽃집은 자연스레 위축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농가들이 직거래로 꽃을 팔기 시작한 것도 생화가 안 팔리니 자기들만의 활로를 모색한거죠.”
“그리고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매출이 70% 급감했어요. 원래 꽃을 선물했는데 이 법이 시행되면서 사람들이 찾지 않게 된 거죠. 그런데 정부에서는 꽃 농사를 지으라고 농가들에게 대출을 해 줘요. 꽃을 재배한 후 팔려고 하면 정부 기관에서는 꽃 받지 말라고 공문이 내려오죠. 정부가 꽃 농사를 장려하는데 자신들은 사거나 받지도 않는 모순된 상황이 펼쳐진 거죠.”
이 같은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업계에서 플랫폼 등을 만들 계획은 없을까. 전 이사장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을 만들면 편리하고 좋은 점이 많죠.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에요. 어떤 사업자가 플랫폼을 만들면 수수료를 떼어 갈 테고 택배비 등을 합하면 사실 남는 것이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돼요. 요즘 배달 플랫폼들이 음식점에서 수수료를 떼어 간다고 말이 많은데 저희도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못 해… 변화 필요
전 이사장은 소상공인들이 힘들다고 불평하기보다는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사가 안 된다고 가만히 앉아서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옳지 않아요. 손님들이 자영업자들의 사정을 다 봐 가면서 꽃을 구매하러 오지는 않거든요. 요즘 트렌드가 어떤 것인지 연구하고 그에 맞춰서 개발하고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추가적으로 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조경 자격증을 딴다든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배워서 고객층을 확보한다든지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해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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