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이 지연될 위기에 빠졌다. 조합이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고 있어 공사비 증가와 공사기간 지연이 우려된다.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조합은 27일 임시총회에서 시공사 교체 여부를 결정한다. 조합은 대우건설과 맺은 시공계약을 해지할 목적으로 시공자 지위 재재신임안을 총회에 상정했다. 방배5구역과 반포주공1단지 3주구처럼 공사비와 공사시간이 늘어날뿐더러 소송에 따른 비용도 걱정해야 될 상황이다.
한남2구역 시공사 재신임 여부를 둘러싸고 조합이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조합 집행부는 기존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주요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계약 해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재신임 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시공사 교체가 오히려 사업 지연과 추가 분담금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공사 교체를 주장하는 조합 집행부 및 일부 조합원들은 대우건설이 2021년 수주 당시 내세운 핵심 공약들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으로 조합원 분양가 기준, 마감재 수준, 커뮤니티 시설 규모 등이 당초 제안서 대비 축소되거나 무산됐다는 것이다. 대우건설과 관련하여 설계안 변경과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조합과 소통이 소홀했다고 주장했다.
집행부 관계자는 “조합원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은 사업의 출발점이다. 시공사가 이를 어겼다면 재신임 여부를 물어야 한다”면서 “대우건설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조합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신임을 지지하는 조합원들은 걱정이 많다. 시공사 교체가 가져올 사업 차질과 함께 비용 증가도 뻔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계약 해지와 새로운 시공사 선정, 설계 변경 등에 따른 시간 소요가 수년 단위로 길어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분담금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대우건설도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해 반박 입장을 냈다. 시공사 교체에 따른 공사비 인상은 결국 조합원에게 부담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투트랙 방식을 통해 촉진계획과 기존 사업 절차를 병행해 인허가 지연 없이 이주단계까지 진행해왔다”면서 “조합원 투표로 결정된 블록 통합안(계획도로 변경)을 실현하기 위해 인허가청과 지속 협의해왔고 최소 1~2년의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합원들의 재산적 손실을 막기 위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주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손해는 조합원이 떠안게 된다”고 푸념한 조합원은 “지금도 다른 구역에 비해 사업 속도가 느린 편인데 시공사를 다시 뽑는다면 최소 2~3년은 더 늦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방배5구역 재건축 사업도 시공사를 무리하게 교체했다가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로 525억원을 배상해야만 한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조합도 시공사 교체로 146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1심에서 받았다.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시공사 교체 여부가 한남2구역 전체 사업 일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조합원들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공약 불이행이 법적 책임을 물을 수준인지 사업 전체 일정과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감정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해지가 타당하려면 명확한 계약 위반이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조합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집행부와 조합원 모두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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