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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894>]-롯데그룹·신세계그룹

유통재벌 총수 정용진 마저… 文 실정에 일자리공언 주춤

대규모 채용약속 이행 요원… 기업들 “힘들다” 토로에 국민들 “이해한다”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1-20 13: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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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각각 매년 수만명 규모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두 기업집단 모두 약속 이행과는 엇나간 행보를 보여 따가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소득주도성장을 기반으로 한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최근 이러한 여론에 기름을 부을 만한 사안이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유통업계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마저 일자리 창출 약속 이행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실상은 정반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직원 현황을 살펴보면 일자리 창출은커녕 오히려 직원 수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내부직원들은 회사가 신규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업무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결국 화살은 정부를 향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위풍당당한 기세를 보이던 이들 두 기업이 채용에서마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결정적 배경엔 정부의 정책 실정에 따른 경기침체가 자리하고 있는 지적이다.
 
“5년간 7만명 채용”, “매년 1만명 채용”… 일자리 창출 의지 내비친 신동빈·정용진
 
2018년 10월 신 회장은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대단위 투자와 신규채용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당시 신 회장은 임원진 회의를 거쳐 향후 5년간 국내외 모든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 규모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같은 기간 7만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지난해의 경우 1만30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었다.
 
롯데그룹과 함께 유통업계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신세계그룹도 비슷한 내용의 계획을 내놓았다. 정 부회장은 2018년 6월 혁신성장 현장소통 간담회에서 김동연 전(前) 경제부총리 겸 기획부장관과의 비공개 면담을 통해 적극적인 채용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김 전 부총리에게 “향후 3년간 9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연간 1만명 규모의 신규 채용을 할 것이다”는 내용의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대규모 채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기대감이 피어나기도 했다. 선망의 대상인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채용의지를 밝힌 데 대해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반응이 많았다. 기존 직원들 역시 업무분담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기대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두 기업집단의 행보와 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면 대규모 채용 계획의 이행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총수가 직접 나서 채용의지를 밝혔음에도 두 기업집단의 직원 수는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감소세를 기록한 계열사도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경우 신 회장이 채용의지를 밝힌 이후에도 주요 계열사들의 직원 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거나 오히려 줄었다. 먼저 롯데제과의 경우 직원 수가 2018년 9월 5096명에서 신 회장이 채용의지를 밝힌 이후인 당해 말 4958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직원 수는 4680명으로 신 회장의 일자리 창출 의지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에도 직원 수가 2018년 9월 기준 6082명에서 지난해 9월 6078명으로 감소했다. 백화점, 마트, 슈퍼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쇼핑은 2018년 9월 기준 직원 수 2만5417명에서 지난해 9월 2만6563명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신 회장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 약속에 발맞추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된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롯데그룹 내 호텔사업을 영위하는 호텔롯데와 핵심 화학계열사로 꼽히는 롯데케미칼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했다. 호텔롯데의 경우 직원 수가 2018년 9월 기준 4940명에서 지난해 9월 5000명으로 6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 직원 수는 3099명에서 3237명으로 소폭 늘었다. 두 곳 모두 직원 규모가 늘어난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신 회장의 수만명 규모 약속을 이행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마트와 신세계 두 곳 모두 직원 수가 감소세를 보였다. 그룹 내 대형마트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이마트의 경우 전체 직원 수는 2017년 말 2만7656명 규모에서 지난해 9월 기준 2만5797명 규모로 줄었다. 특히 정 부회장이 채용의지를 밝혔던 2018년 6월 이후에도 직원 수가 2만7246명(2018년 9월), 2만6018명(2018년 말) 등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백화점 등 사업을 영위하는 신세계의 경우엔 전체 직원 수가 2017년 말 기준 3157명에서 2018년 9월 기준 3171명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그해 말엔 2730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신세계 직원 수는 2769명이었다.
 
직원 수 감소에 대해 두 기업 모두 노력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와 채용에 나서는 등 약속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경기 상황이 나빠 적극적인 채용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일각의 지적과 달리 신세계 그룹은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일부 계열사들의 재무제표 상 직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e커머스사업 부문의 분리 등에 따른 효과이며 이를 고려할 경우 직원 수는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고 해명했다.
 
“기업이 위기인데 일자리가 늘어날 리 없지…채용축소 원인은 文 정부 소득주도성장”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반 국민들, 특히 취준생들 사이에선 이들 두 기업의 약속 불이행의 배경엔 경제실정이 자리하고 있다며 정부를 향한 날 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소득주도성장 이론을 바탕으로 한 친노동·반기업 정책으로 기업들의 상황이 날로 악화되다 보니 결국 채용에까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취업준비생 김현태 씨(가명)는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들의 상황이 좋아지면 자연스레 일자리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연신 규제를 쏟아내고 자유시장 원리에 역행하는 정책을 쏟아내다 보니 경기는 악화되고 결국 기업 실적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채용을 늘리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승현 씨(가명)는 “요즘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일자리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유독 많이 들린다”며 “예전에는 채용이 어려우면 기업 탓을 했는데 요즘에는 정부 탓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정책을 잘못 펼치니 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결국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내부직원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경기가 크게 위축돼 채용이 소극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 관계자는 “채용에 소극적이다 보니 기존 직원들에 일감이 몰리고 자연스레 노동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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