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강세를 돌아서고 있다. 3만1000달러를 돌파하며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신청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가상자산에 대해 긍정적으로 발언한 점도 힘을 불어넣었다. 비트코인이 하반기에도 강세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26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3만481달러(약 3984만 원)로 일주일 전 동일시간과 비교해 15.7% 올랐다.
비트코인은 20일까지만 해도 2만6000달러대에서 움직였지만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며 두 달 만에 3만 달러를 회복했다. 24일에는 3만1389달러까지 오르며 최근 1년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시장 점유율도 급증했다. 투자 정보 사이트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5분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5930억 달러로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1조1505억 달러)의 51.5%를 차지했다. 2021년 4월19일 51.3%를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점유율 50%대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상승세를 주도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블랙록은 15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iShares Bitcoin Trust) 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상품은 ETF가 아닌 신탁이지만 자산을 상품으로 보유하게 설정되고 티커(종목코드)를 부여해 증시에 상장된다는 점에서 ETF와 거의 동일하다.
위즈덤트리·인베스코 등 대형 운용사들이 잇달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한 점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시장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산운용사들이 이 ETF를 운용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장에 자금이 대거 들어오면 비트코인의 가격을 높이는 동시에 변동성도 낮출 수 있다.
초대형 가상자산거래소인 ‘EDX Markets(EDXM)’이 20일(현지시각) 운영을 개시한 점도 호재로 꼽힌다.
EDXM은 찰스슈왑·시타델·피델리티 등 월가 6개 금융사가 공동 설립한 가상자산 거래소로 지난해 9월 설립한 뒤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EDXM이 대다수 거래소와 달리 기관 투자자에만 서비스를 지원해 기관 자금의 유입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이 가상자산을 화폐로서 인정한 발언은 화룡점정이었다.
파월 의장은 21일(현지시각)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가상화폐가 화폐로서의 지위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며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화폐의 한 형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에 고정된 가상자산으로 테더의 USDT, 서클의 USDC 등이 해당한다.
증권가는 비트코인이 당분간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와 미 연방정부 신용도 이슈 등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홍성욱 NH투자증권은 “금융권과 달러 지위가 흔들리는 점은 비트코인 가치에 기여하는데 미국 SEC발 규제 와중에도 증권성 이슈에서 벗어나있는 점으로 비트코인의 반등은 수월했다”며 “거대 시장인 중국이 디지털자산에 대해서 스탠스 변화를 보이고 있는 점도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오디널스(Ordinals) 프로토콜을 통한 비트코인 NFT(대체불가능토큰) 발행 열풍과 비트코인의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미국 SEC 규제의 핵심인 증권성 이슈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디지털자산 시장 내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쏠림이 지속될 수 있다”며 “과열 시 단기적으로 쉬어갈 수 있으나 ‘테라 사태’ 직전 수준인 4만 달러를 연내 달성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고 이후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 하방 움직임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위험자산이 상승랠리를 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 시각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하반기 하방 움직임이 강화될 경우 대량 롱(매수) 포지션 청산으로 롱 스퀴즈(매수→매도)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고 특히 레버리지가 큰 상방 포지션 보유 시 더욱 보수적인 스탠스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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