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들이 주주서한을 보내며 경영 참여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주주환원책 요구·지배구조 개선 등 다양하다. 주주가치 향상 기대에 행동주의 대상 기업의 주가 상승률도 시장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3월 정기주주총회 6주 전까지 주주제안을 제출해야 해야 만큼 당분간 행동주의 펀드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들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주행동주의 활동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행동주의 대상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 50개사로 2022년 전체(37개사)를 훌쩍 넘어섰다. 2022년 142건에 그쳤던 안건 수도 작년 상반기에만 195건으로 대폭 늘었다.
우선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올해도 은행주에 주주환원정책을 요구했다. 12일 얼라인파트너스는 KB·신한·하나·우리·JB·BNK·DGB금융지주 7곳에 낮은 주주환원율·위험가중자산 증가세 등을 지적하고 작년에 약속한 주주환원정책을 실적에 맞춰 이행하라는 내용의 주주서한을 보냈다. 5일엔 JB금융지주에 5명의 이사회 후보를 검토해 달라면서 명단을 전달했다.
VIP자산운용은 삼양패키징을 대상으로 행동주의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9일 삼양패키징 지분(5.38%)에 대한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VIP자산운용은 “주가가 저평가된 것은 현금배당 위주의 주주환원정책이 기업가치를 받는데 별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성과를 거둔 곳도 있다.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작년 하반기부터 KT&G의 사장 선임 절차가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백복인 KT&G 사장 연임을 비판했다. 그리고 9일 백 사장이 돌연 4연임을 포기하면서 1차 목표를 이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KCGI자산운용도 마찬가지다. 작년 12월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공식 사임하면서 자사주 소각 및 감사위원 선임 절차 개선 요구에 집중하고 있다.
행동주의의 주가 상승 견인 효과는 엄청났다. 삼양패키징은 15일 1만6920원에 장을 마쳐 일주일 전보다 6.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6%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높은 상승률이다. JB금융지주도 이 기간 1.2% 올라 평균치를 웃돌았다. 차파트너스로부터 회장의 퇴직금과 보수 지급을 정지하라는 유지청구를 받은 남양유업도 일주일 새 0.3% 상승했다.
다만 주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작년 8월23일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에 현 회장의 사임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52주 최고가(5만40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하면서 4만 원 초반까지 밀려났다. KT&G도 9일 백 사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하고 나서 9만 원 이상 올라갔지만 얼마 못 가 다시 8만 원대로 하락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작년 9월 발간한 ‘주주행동주의펀드 역할 확대에 따른 시장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주주행동주의 대상 기업의 주가 흐름은 주주행동주의 활동 초기엔 시장대비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속적으로 성과가 유지되는 사례는 소수에 불과했다. 누적초과수익률(CAR)을 이용한 성과 분석에서도 단기적으로 초과수익률이 관찰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에 걸쳐 성과가 유지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해야 하는 의견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사의 선관주의의무가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보호하는 역할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소액주주·일반투자자들이 주주제안·주주서한에 대한 내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공시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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