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는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 비중을 높이면서 학생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학교 주변 상권은 매출이 급감했고 원룸을 포함한 단독·다가구 공실이 크게 늘면서 임대업자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 여파 비대면수업 확대에 대학가 주변 상권·임대시장 초토화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수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전국 대학가엔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 전국 4년제 대학 193개교(국공립대 40개교, 사립대 153개교)를 조사한 결과, 3월 대면수업을 시작한 학교는 4곳(2%)에 불과했다.
반면 온라인 수업을 1학기 전체(12개교)와 코로나가 안정될 때까지(13개교)로 연장한 대학은 전체 대학의 60.6%(117개교)를 차지했다. 연세·건국·명지·숭실·서강·성균관대·서울대·한양대·이화여대 등은 온라인 강의를 1학기 전체로 연장하거나 코로나 확산세가 안정될 때까지 온라인 강의를 지속할 예정이다.
전국 각 대학이 혹시나 모를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를 우려해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면서 과거 높은 몸값을 자랑했던 대학가 주변 원룸은 주인 잃은 신세로 전락했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연세대, 이대, 홍대 인근 주택가에선 임대 안내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다세대 주택의 경우 공실이 무려 15호실에 달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단순 공실 뿐 아니라 대면수업 개시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건물주와 세입자 간에 갈등까지 불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1~2월 원룸 계약을 마친 학생들은 헛돈을 지출하거나, 형편이 어려운 경우 방을 다시 내놓기 위에 단기임차인을 구하고 있다.
3월 원룸 연장 계약을 한 이화여대 학생 정가은 씨(여·26)는 “학교의 오프라인 개강이 미뤄지며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며 “본가는 광주인데 개강에 맞춰 계약 연장을 했지만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서 불필요하게 월세를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만난 연세대생 김지환 씨(남·22·가명)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온라인 개강을 시작했지만 그 이후에 대책을 고려하지 않은 듯하다”며 “나를 포함해 지난 2월 재계약을 한 친구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연세대 인근에 위치한 B부동산 관계자는 “인근 대학들이 1학기 대학 강의를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하면서 공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연초인 1~2월에 월세 계약을 한 가계약자들의 해지가 크게 늘면서 집주인들은 공실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촌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김정한 씨(30대·여)는 “온라인 개강으로 인해 하숙생들이 급격히 줄었다”며 “외국 유학생인 중국인 유학생들이나 미국인 유학생들의 발길도 끊기면서 경제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젊음의 메카’ 대학가 상권, 코로나 여파에 임대료 내기도 ‘빠듯’
대학가의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임대업자들 뿐 아니라 인근 상권 상인들도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인근 고깃집 ‘뚱보집’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대학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작년 대비 매출이 적게는 50% 많게는 70%나 급감했다”며 “주변 가게 절반정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고 토로했다.
연세대 인근의 닭갈비 전문점 ‘유닭스토리’ 관계자는 “온라인 강의가 늘면서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매출 감소 때문에 임대료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인근 옷가게 ‘ENTER’ 관계자도 “대학생들의 발길이 끊기며 최근 매출이 50% 정도는 줄었다”며 “주변 가게들도 매출이 줄긴 상황이 매한가지다”고 전했다.
C부동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대학가 주변 상권은 학생들이라는 유동인구가 많아 매출이 잘 나오는 편이다”며 “그러나 요즘은 인근 상권들도 타격을 받으면서 상가형 건물도 공실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임대인과 임차인이 타협을 해 월세를 조정하는 상황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귀뜀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과 임대업 등은 상주인구와 유동인구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어 앞으로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는 한 상황이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두 달이 넘어서면서 결정적으로 주변 원룸촌, 음식적 등이 치명타를 맞았다”며 “코로나 경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변 대학 상권부터 살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에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대학교 인근 캠퍼스 타운에 속한 소상공인, 임대업자들의 고통은 가중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학의 온라인 개강 시기가 길어지며 중국인 유학생들이나 국내 학생들의 원룸 수요가 줄어들며 대학가 원룸촌의 공실률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더불어 구매력이 높은 학생들의 발길이 줄면서 대학가 인근 상가형 건물도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많은 임대인들이 착한 임대인들이 자신들도 상황이 어려운 데도 불구하고 월세를 깎아주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현상들이 장기화되면 임대사업자들도 어려움을 견디기 어려워 결국 임차인·임대인 모두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지영 기자/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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