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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경영 석유화학업<3>]-에쓰오일(S-Oil)

성추행·독재찬양 논란에 멍든 ‘위기의 굿오일’ 에쓰오일

기업이미지 회복 과제 맡은 신입CEO 두고 ‘좌천성 인사’ 평가도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8-14 12: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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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아람코를 이끌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가 국제사회는 물론 국내에서도 상반된 평가를 얻고 있다. 하나는 ‘중동의 개혁가’라는 긍정적 평가고 다른 하나는 ‘잔혹한 독재자’라는 부정적 평가다. 사진은 에쓰오일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에쓰오일이 기업이미지 실추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CEO, 오너 등 최고경영진들을 둘러싼 각종 구설수와 그에 따른 부정적 여론이 기업에까지 여파를 미치는 모습이다. 최고경영진과 관련된 논란이 성추행, 독재 등 국민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새롭게 에쓰오일 수장에 오른 후세인 알 카타니 대표의 어깨는 한층 무거워질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대외적으로 실추된 기업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알 카타니 대표가 줄곧 그룹 중책을 역임해 왔다는 점에서 ‘좌천성 인사’의 피해자라는 시각도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오너는 독재자 오명, CEO는 성추행 논란 ‘굿 오일(Good Oil)’ 이미지 휘청
 
지난 6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사우디 왕위 계승자로는 1998년 압둘라 왕세제 이후 21년 만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에서 차기 왕위 계승자이자 제1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맡은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다.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를 이끌고 있어 ‘석유왕자’로 불리기도 한다.
 
당시 에쓰오일은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본사 건물에 빈 살만 왕세자 얼굴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대대적인 환영 의사를 표했다. 이를 두고 인권단체와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었다. 해외 본사의 오너를 환영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를 ‘잔혹한 독재자’로 보는 국내·외 정서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 기업의 최대주주를 이끄는 빈 살만 왕세자의 독재자 이미지와 더불어 이례적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오스말 알 감디 전 에쓰오일 대표에 의해 에쓰오일의 이미지가 휘청이고 있다. 오스만 대표는 성추행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에쓰오일 준공식에 참석한 빈 살만 왕세자 [사진=뉴시스]
 
실제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논쟁이 많은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30대의 젊은 나이로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 사우디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개혁·개방의 상징’인 동시에 반대 세력에 대해선 무자비한 탄압을 가하는 ‘잔혹한 독재자’라는 양면성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의 아들인 빈 살만 왕세자는 2016년 사우디 정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정치·경제·사회개혁 프로그램인 ‘비전 2030’을 주도해 왔다. 이슬람 근본주의 ‘와하비즘’에서 탈피해 온건한 이슬람 국가로 전환하는 동시에 석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외국 투자 유치 등으로 다각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여성의 자동차 운전과 축구경기장 입장을 허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반면 구체제에 머물러 있는 사우디의 정치·경제·사회 구조를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여겨졌던 권력 집중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무자비한 피의 숙청을 일삼은 사실로 국제 사회에서 그를 ‘독재자’로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장악한 반부패위원회를 통해 왕자 11명과 전현직 장관 수십 명을 체포했다. 사촌 만수르 빈 무크린 왕자는 이 시기 의문의 헬기 추락사고로 숨졌다. 그는 정적들이 사라진 덕분에 국방부와 내무부, 국가수비대까지 모두 장악할 수 있었다. 또 사우디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몸통이 바로 빈 살만 왕세자라는 점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그를 둘러싼 ‘독재자’라는 오명은 더욱 공고해졌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빈 살만 왕세자의 독선적인 행태는 자국 내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국방장관에 오르자마자 예멘 공습을 결정했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가 사우디 내 여성인권 운동가 석방을 요구하자 단교를 선언하기도 했다. 사드 알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의 돌연 사임 배경에 사우디의 강요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적·기업이미지 회복 숙제 부여받은 아람코 실세 두고 “좌천성 인사” 분분
 
에쓰오일은 국·내외 정서를 무시한 빈 살만 왕세자 찬양 이전에 CEO를 둘러싼 구설수로 인해 기업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례적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오스만 알 감디 전 에쓰오일 대표는 성추행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알 감디 사장은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여성 손님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사실이 올해 1월에서야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알 감디 사장을 검찰에 송치했고 에쓰오일 측은 알 감디 사장이 피해 여성을 아는 사람과 착각해 만졌다고 진술했다. 이후 알 감디 사장의 성추행 논란은 검찰 조사 결과 ‘혐의 없음’ 처분을 받으면서 일단락 됐지만 에쓰오일의 기업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했다.
 
여론 안팎에서는 이번에 새롭게 에쓰오일 수장으로 발탁된 후세인 알 카타니 대표에게도 우려 섞인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오너·CEO리스크로 인해 실추된 기업이미지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알 카타니 대표는 사우디 킹파드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스위스 경영대학원인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CEO 수업을 받았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사우디 아람코에서 29년간 근무하면서 생산,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아람코 공정제어시스템 총괄과 국내 조인트 벤처 관리 디렉터를 지내며 자산과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 이전, 연구개발, 설비 계획 등 역량을 인정받았다. 2016년부턴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와 미국 셸의 합작사인 사스레프(SASREF) 수장을 맡았다. 당시 그는 전문성과 경영인으로서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쥬베일(Jubail) 공업도시에 거점을 둔 사스레프는 하루 약 30만5000배럴의 원유 정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통합 에너지 회사라는 타이틀과 함께 화학분야에서도 세계적인 리더가 되겠다는 아람코의 청사진에 중심에 서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알 카타니 대표가 아람코에서 수십 년 동안 근무하며 그룹 내에서 중책을 맡아왔던 점에서 이번 에쓰오일 수장 선임은 사실상 좌천성 인사라는 시각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실적부진, 기업이미지 회복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한 해외 계열사를 맡는다는 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성과 여부에 따라 또 한 번의 CEO조기교체 사태 발생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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