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 코로나 방역실패로 소상공인들을 더욱 좌절하게 만들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됐다. 문재인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맞춰 상상 이상의 상승률을 체감한 소상공인들은 정부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대다수 소상공인들은 가뜩이나 코로나로 인해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직접 배달까지 하는 상황에서 또 다시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차라리 가게 문을 닫는 게 낫다고 입을 모은다.
“최저임금 인상은 공멸…급여 줄 사람 사라지면 무슨 의미가 있나”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가 20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논의는 문 정부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이행할 마지막 최저임금인데다 올해 역대 최저 인상률(1.5%)를 기록한 바 있어 남다른 상승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최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첫날인 만큼 고용부 장관의 심의 요청서 상정, 향후 회의 일정 등의 안건이 다뤄졌다. 전원회의 핵심인 시급, 즉 최저임금액 결정 논의는 내달이 돼서야 본격화될 예정이다.
올해 최저임금은 8720원이다. 전년 대비 인상률은 1.5%로 1988년 우리나라에 최저임금이 도입된 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최저임금도 8590원으로 전년 대비 인상률은 2.9%에 그쳤다. 현 정부 출범 후 2018년 7530원(인상률 16.4%), 2019년 8350원(인상률 10.9%) 등 매년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선 이미 오를대로 오른 최저임금으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피해자로 지목되는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사태로 손님발길이 뚝 끊긴 상황에서 인건비까지 올라 고충이 상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따라 폐업 계획을 밝힌 이들도 적지 않았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다수의 소상공인들 역시 “최저임금은 인상과 동결이 아닌 오히려 인하돼야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김진우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경기남부지부장은 “현재 상황에서 최저임금은 인하돼야 하는 게 맞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펼쳤는데 높은 최저임금과 이에 따른 주휴수당과 퇴직금으로 사실상 시급은 지난해 이미 1만300원이었다. 업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PC방 업계 같은 경우 80~90%가 아르바이트생을 쓰는데 최저시급이 자꾸 오르다보니 경비를 줄이기 위해 업주가 직접 뛰거나 무인화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정부가 비현실적인 정책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직접 청년들에게 시급이 오르는 것이 좋은지 시급이 안 오르고 업주가 아르바이트생들을 많이 뽑는 것이 좋은지 설문 조사를 실시해봤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아르바이트생들은 정부가 시급을 괜히 올려서 자신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방학이 다가오면 먼저 아르바이트 자리를 등록하고 가거나 일자리가 나오면 연락 좀 달라고 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다”며 “업주들의 입장에선 주휴수당이 안 나가도록 주 근무시간 15시간 미만으로 쪼개기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밖에 없어 서로가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에서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해 온 이근재 전 한국외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은 “최저임금 때문에 시간을 줄여서 영업하는 가게들이 부쩍 늘었다. 우리 가게 같은 경우 주방 아주머니만 두고 점심 때는 내가 직접 배달을 뛴다”며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최저임금 인상을 논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그만큼 나라 경제 규모가 뒷받침 해줘야 가능한데 우리나라는 현재 마이너스 성장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자들의 80%는 일정한 수준의 최저임금만 정해지면 되도록 많은 시간을 일해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한다”며 “사장 입장에서도 그만큼 근로자의 업무 숙련도가 높기 때문에 유익한 일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노동경직성으로 인해 잔업이 없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그 가게가 장사가 잘 돼 오래 일하고 싶지, 가게가 문을 닫아 일자리가 사라지면 좋겠느냐”고 피력했다.
아울러 “문재인정부 들어서 최저임금이 29.1% 올랐는데 올해만큼은 동결 또는 인하하는 게 맞다. 또 올리는 것은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다. 장사도 안 되는 마당에 최저임금을 무조건 올리면 안된다. 정부가 현실을 모르고 정치하고 있어 답답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준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는 김선호 씨(26·남)는 “요즘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구한다고 해도 잠깐씩만 일할 수 있다”며 “최저임금이 오르다보니 업주가 직접 일하거나 업주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운데 아르바이트 자리까지 구하기 어려워져 진짜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망국의 지름길…무조건 동결 또는 인하 시급”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정부가 소상공인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최저임금 동결이나 인하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국민 모두가 공멸하고 국가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했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경기가 어려워 현재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고 취업도 어려운 상황인데 최소한 최저임금 동결이나 인하가 결정돼야 모두에게 피해가 없다”며 “일본과 같은 경우 최저임금을 1엔 올리는 경우에도 몇 달간 고민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한꺼번에 급격하게 최저임금을 올려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동결 수준으로 가야지 인상한다면 내년 경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최저시급 1만원 공약’을 펼쳤는데 주휴수당 등을 다 합치면 이미 실질적으로 초과달성했다. 업주와 근로자 모두를 위해 최저임금을 서둘러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국가경제를 망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당장 최저임금을 인하해야 한다”며 “코로나 사태로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논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최저임금 인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동결이라도 차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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