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서울시의 무제한 교통카드 ‘기후동행카드’의 단기권이 처음 출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단기권도 정기권과 같은 실물 교통카드를 구매해야 하는 점에서 여러 문제가 일고 있다. 단기권 구매 고객들이 늘면서 정작 정기권 사용을 위해 실물 교통카드를 구매해야 하는 시민들이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다.
2일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서울 이태원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외국인들의 기후동행카드 구매가 많아져 발주량을 늘렸다”며 “발주량을 늘려도 전부 다 팔려 지난달 말에는 찾는 손님마다 기후동행카드 구매를 하고 싶어 했는데 수량 부족으로 미처 판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 및 국내 단기 방문객 위해 7월부터 기존에 판매하고 있던 기후동행카드의 ‘단기권’을 출시했다.
단기권은 30일 단위로 판매되는 일반권(따릉이 미포함 6만2000원)과 달리(5000원)·2일(8000원)·3일(1만 원)·5일(1만5000원)·7일(2만 원) 등 짧은 기간을 선택해 이용이 가능하다. 저렴한 가격에 서울지역 지하철, 서울시 면허 버스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만든다는 서울시의 복안이다.
다만 기후동행카드 단기권도 모바일 사용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휴대폰 이용자가 아닌 이상 기후동행카드 실물 교통카드를 구매해 사용해야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단기권은 4만3000여 장 판매된 것으로 확인돼 출시 1개월 만에 4만 장 판매 신화를 썼다.
문제는 실물 기후동행카드의 경우 보증금을 내고 카드를 ‘대여’하는 것이 아니라 3000원의 카드 값을 내고 기후동행카드를 영구적으로 ‘구매’해 단기로 충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서울 지하철 일회용 교통카드처럼 카드 실물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져 단기권 수요도 늘어난 탓에 판매처인 역무원실이나 편의점 등 모두 재고가 없어 정작 정기권을 이용할 소비자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예컨대 서울을 관광차 방문한 외국인이 카드 값인 3000원을 내고 기후동행카드 실물 카드를 구매하고 사용한 이후 자국으로 귀국하게 되면 이 외국인에게 기후동행카드는 ‘쓸모없는 물건’이 된다.
한국 재방문율이 높은 일본·중국 등 인근 국가 관광객에게는 기후동행카드가 재사용될 여지가 있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하곤 기후동행카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권이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 실물 카드는 원가인 3000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웃돈을 얹어 5000원 등에 판매되고 있는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올해 2월 출시 초기에도 기후동행카드 수요가 몰리면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1만 원 등에 중고 거래됐던 만큼 단기권발 품귀 현상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최근 대중교통을 탈 일이 많아져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했다는 최정훈(28·가명) 씨는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하는데 근처 편의점이 모두 매진이어서 일주일 걸려 겨우 구매할 수 있었다”며 “출시 초기 이후에 단기권이 생기면서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영향을 몰랐을 리 없는 서울시가 발행량을 늘리면 해결될 문제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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