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매물 폭탄에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2500선으로 주저앉으면서 이달 코스피 전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 우려와 유동성 약화 등을 들며 코스피가 조정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기 조정을 거치고 기업들의 이익이 개선되면 고평가 부담 해소로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2564.28로 장을 마감하며 한 달 전인 5월31일(2577.12) 대비 0.5% 하락했다. 월초 분위기는 좋았다. 지난달 2일 1년 1개월 만에 2600선에 진입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2일(2650.45)에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로 했다. 호황은 길지 않았다. 19일부터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면서 다시 2500선으로 밀려났다.
이는 코스피 상승세에 주역이던 외국인이 ‘사자’에서 ‘팔자’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8375억 원을 순매도했다. △1월 6조4803억 원 △2월 8887억 원 △3월 9988억 원 △4월 2조5576억 원 △5월 4조6392억 원 등 다섯 달 연속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19일부터는 8거래일간 순매도 포지션에 서며 1조6226억 원을 팔아치웠다. LG화학·네이버·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주에서 투자금을 주로 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증시를 제외하고 지난해 저점 대비 20% 이상 상승하며 기술적 강세장에 진입했던 주요국 주식시장은 6월 FOMC를 겪으면서도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월말로 갈수록 그간 상승에 따른 단기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예정된 매크로(거시경제)·실적시즌 이벤트를 대기하면서 숨 고르기 구간에 진입한 모습이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 6곳은 최근 7월 코스피 전망치로 2350~2732를 제시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화투자증권 2350~2750 △신한투자증권 2400~2650 △교보증권 2400~2700 △키움증권 2490~2690 △한국투자증권 2500~2700 △NH투자증권 2540~2732 수준이다. 2500대 중후반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현재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추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중 금융투자는 지난달 19~30일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4895억 원 순매수했다. 이 ETF는 코스피200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코스피200이 1% 하락하면 2%의 수익이, 1% 상승하면 2%의 손실이 발생한다. 같은 기간 개인은 이 ETF를 5078억 원을 순매도했다.
통화 긴축 경계감이 되살아나고 상반기 주가 상승세에 영향을 준 유동성 효과가 약화한다는 점이 악재로 꼽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달러 환산 코스피를 고려했을 때 가격 매력을 이유로 한국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며 “연준 추가 긴축 경계감은 주식시장 내 외국인 순매수 강도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전력공사 채권 발행과 주택금융공사의 채권 발행이 맞물린다”며 “우량등급 회사채 자금 조달에는 큰 문제를 겪지 않겠으나 하위 등급 자금 조달 스트레스 및 위험자산 리스크 프리미엄은 상승할 수 있어 경계할 만하다”라고 덧붙였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도 “하반기에도 경기침체에 대한 논쟁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연준의 금리 인상 재개 여부를 글로벌 금융시장은 신중하게 판단하려 할 것이다”라며 “현재 금리환경과 앞으로의 유동성을 흐름을 고려하면 성장주 중심으로 랠리를 허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3분기 증시는 펀더멘탈의 객관적 평과와 판단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긴축 우려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 증시 약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과 시장의 생각은 서로 다르지만 결국 논쟁의 끝에는 금리 인상이 올해 종료된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라며 “따라서 한두 번 인상 가능한 금리로 인해 시장을 부정적으로 볼 경우 투자 적기를 상실하는 결과에 직면할 수 있어 이제는 높아진 금리가 점차 낮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때다”고 내다봤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높아져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완화될 수 있는 점도 호재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분기 실적은 기대치가 높지 않은 상황이지만 실적 전망치는 완만하게 상향 조정되고 있어 어닝쇼크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라며 “어닝시즌이 지수 조정의 빌미가 되기보다 종목 순환매 확산과 실적 중심의 주가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도 “일평균 수출액은 증가하고 수입액은 감소해 점차 무역수지는 개선되고 있다”며 “2분기 실적발표 기간을 앞두고 점차 이익 전망치는 상향되고 있는데 수출 개선과 기업실적 상향에 힘입어 국내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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