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일간지의 ‘5·18 특별판’을 공유했다가 동료 시의원들의 불신임으로 의장직에서 물러난 허식(66) 전 인천시의회 의장이 시의회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낸다.
허 전 의장은 “시의회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 등으로 불신임안을 가결하면서 절차상·내용상 문제점을 노정시켰다”고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30일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인천지법에 제출할 뜻을 29일 밝혔다.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본안소송의 확정판결이 나기 전까지 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스카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가처분 신청서에 따르면 허 전 의장은 신문을 달라고 요청한 시의원들의 실명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 신문 공유 과정의 절차적·내용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처분 신청서에서 “올해 1월2일 오전 8시30분 국민의힘 소속 박판순 시의원과 아침 식사를 위해 의장 차에 동승했을 때 박 의원이 차에 놓여 있던 중앙일간지 조선일보와 스카이데일리 중 5·18과 관련돼 기사를 특별판으로 낸 스카이데일리 신문을 ‘달라’고 요청해 공유했다”며 “이후 오전 식사에서 이선옥·이봉락·박창호·임춘원·김유곤·김대중·신동섭 시의원이 스카이데일리 신문을 보고 싶다고 요청했고 식사 후 운영위원장실에 모여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중 저와 이봉락 부의장·한민수 운영위원장·이선옥 시의원이 ‘여러 의원이 의정 자료로써 5‧18특별판을 보고 싶어 하니 신문을 좀 더 구해 우리 당 의원들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안 주면 뒷말이 나올 수 있으니 (의정 활동) 참고용으로 다 줍시다’라고 의견이 모아져 공유했다”고 당시 경위를 밝혔다.
이어 “시의회 의장으로서 여러 시의원이 동시에 호기심을 보인 신문을 공유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비서실장에게 지시해 스카이데일리 인천주재 기자에게 부탁해 40여 부를 추가로 구해, 상임위원장이 재량껏 배포하되 상임위원장이 없으면 전문위원실에서 배포하라고 당부했다”며 신문 전달 과정에서 동료 의원들의 명시적인 동의와 공동 행위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1시간쯤 후에 민주당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국민의힘 원내대표 겸임)에게 ‘배포하지 말아달라’고 했다면서 신청인에게 요청해 ‘민주당 시의원들에게 배포한 것은 회수하라’고 긴급 지시했고 곧장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스카이데일리 신문을 교부하는 과정에서 식당이나 운영위원장실에서도 어느 누구하고도 5·18에 대해 가타부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고 5‧18특별판 제목을 보고 다른 의원들이 달라고 요청해 일부 공유하게끔 의장으로서 편의를 제공한 것뿐”이며 “1월3일 인천일보가 민주당 소속 모 시의원이 인천일보에 과장·왜곡되게 제공했고, 인천일보가 ‘허 의장이 역사를 왜곡했다. 5·18을 왜곡했다’는 식으로 허위 기사를 작성해 배포했지만 신청인은 종합일간지를 공유한 것일 뿐 역사를 왜곡하거나 5·18을 왜곡한 바가 없는데도 한민수 시의원 외 18명이 18일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불신임의 건을 접수하고 40명 정원 중 24명이 찬성해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24일 의장 불신임을 의결했다”고 말했다.
허 전 의장은 불신임의 근거와 이유에 대한 사실관계가 잘못됐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지방자치법 제62조 제1항은 ‘지방의회의 의장이나 부의장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하면 지방의회는 불신임을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신청인은 입법기관인 동료 시의원들이 헌법개정 사항으로 논의가 되는 5·18에 대해 특별판을 낸 중앙일간지를 관심을 가지고 요청해 전달한 사실밖에 없는 데도 대한민국 전역에 보급되는 종합일간지 기사를 공유한 것을 문제 삼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고 강변했다.
또한 “첫 공유도 동료 시의원 박판숙이 의장 차에 놓여 있던 중앙일간지 2부 중 때마침 5·18에 대한 특별판을 쓴 신문을 보고 요청해 이뤄졌고 두 번째 공유도 다른 동료 시의원들(박판순·이선옥·이봉락·박창호·임춘원·김유곤·김대중·신동섭)이 식사하다 박판순의 신문을 보고 또 요청해 신문을 구하는 과정에서 인천광역시의회 부의장·운영위원장 등과 논의해 국힘 소속 시의원들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에게도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의 합치가 이뤄져 스카이데일리 측에 요청해 40부를 구해 나눠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종합일간지를 공유한 행동은 전혀 위법한 것이 아님은 물론 의장으로서 동료 시의원들이 헌법개정사항이라 관심 있어 하고 요청해 신문을 구해준 것”이며 “그 과정에서도 동료 시의원들과 협의를 거쳤고 다른 정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공유하지 않는 것이 의장으로서 형평에 반할 수도 있다고 여겨져서 다른 동료 시의원들과 또 협의를 거쳤던 일이었기에 이는 불신임 의결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불신임의 사유가 반자유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위헌”이라고 못 박은 뒤 “신청인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모함하는 북한의 노동신문을 의정 활동에 참조하라고 공유하면 그것도 소속 정당 강제 출당과 의장직 제명을 당해야 할 사안은 아닐 것”이며 “통일부는 북한의 노동신문과 평양방송도 일반 국민에게 개방하려고 여론을 수집 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잘못된 근거·이유로 불신임”… 許 前의장 조목조목 반박
“동료 시의원들도 5·18특별판 공유 동의… 그게 죄냐”
불신임 사유도 구체적 기재 안 돼… 방어권 가로막아
그러면서 “하물며 5·18 관련 기사를 쓴 신문을 동료 시의원들의 요청으로 공유한 행위에 대해 불신임하려고 하는 것은 명백히 사상의 자유·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을 넘어 마치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독재체제를 성역화하는 것과 같은 특정 이슈와 관련된 부분을 성역화하는 것으로, 이는 반자유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더해 “종합일간지를 공유하는 것은 5·18 특별법 위반이 아니기에 시의회의 불신임 사유는 허위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허 전 의장은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은 특정 과거사에 대해 어떤 발언도 못 하게 하는 위헌적인 법률이지만 근거 법률의 위헌성은 차치하고라도 신청인의 중앙일간지 공유행위는 5·18특별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5·18 특별법) 제8조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같은 법 ②항에서 ‘예술·학문, 연구·학설, 시사사건이나 역사의 진행과정에 관한 보도를 위한 것이거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목적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명문화하고 있다”며 “이뿐만 아니라 신청인은 5·18 특별판 공유 과정에서 어느 누구하고도 5·18에 대해 가타부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고 5·18특별판 제목을 보고 다른 의원들이 호기심을 보여 모든 의원이 공유하게끔 의장으로서 편의를 제공한 것인 데다 허위 사실을 유포한 적도 없고 종합일간지를 공유했을 뿐이므로 5·18 특별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강변했다.
허 전 의장은 “사정이 이런데도 제1불신임 사유는 ‘1월2일 5·18민주화운동을 북한이 주도한 내란으로 왜곡·폄훼한 특정 언론사의 5·18 특별판 인쇄물을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전원에게 배포하도록 해 허위사실 유포라는 논란을 자초했다’고 했으니 성립될 수 없는 것을 성립될 수 있다고 기재한 허위의 사실에 해당한다”고 책임을 돌렸다.
그러곤 불신임 사유의 기재가 구체적이지 않아 행정구제 절차에 의한 방어권 행사를 가로막은 점도 문제로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피신청인인 시의회 의원들은 신청인에 대한 지방의회 의장 불신임 의결을 하기 위해 신청인이 행정구제 절차에서 방어권을 행사하며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불신임의 근거와 이유가 특정될 수 있을 정도로는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하지만 시의원들은 종합일간지의 어떤 부분이 허위 사실인지, 종합일간지를 공유한 행위가 왜 5·18 특별법을 위반했다는 것인지 전혀 기재하지 않고 있어 5·18 특별법 위반이라고 한 부분이 오히려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허 전 의장은 2022년 7월 인천 경찰과의 일화에 대해서는 “불신임 의결의 본래 사유인 종합일간지 공유행위가 불신임 사유가 되지 않아 1년6개월여 전에 발생한 일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고, 미추홀구 사례와 관련해선 “기자의 말을 인용했다는 사실을 제외함으로써 마치 신청인이 직접 말한 것처럼 인용해 불신임 사유로 기재된 사실관계 자체가 왜곡된 데다 타인의 말 인용을 직접화법으로 바꿔 기재함으로써 허위 사실을 기재한 행위가 된다”고 시의원들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배척했다.
의장의 행보가 인천시 여야 의원들의 공분을 샀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메스를 댔다. 허 전 의장은 “특정 정당인들 일부가 사퇴촉구 성명을 발표하는 것이 불신임 사유가 되지 않음은 명백하다”며 “실제 불신임 결의에서도 본회의장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은 14명 중 13명이었고 추가적으로 찬성한 국힘 의원은 11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의원들이 주장하는 불신임 사유 역시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으로 법령을 위반했다거나 의장으로서 직무에 반한다고 볼 수 없으니 불신임 사유도 아니고 기재 내용도 위법하다”고 못 박았다.
지방자치법 제44조의 품위유지 조항 위반에 대해서도 “신청인은 법령을 위반했거나 의장으로서 직무에 반한다고 볼 행위를 한 바 없다”며 “시의원들이 품위유지 조항을 든 것은 그 자체로 불신임 사유가 되지 않거나 빈약함을 자인하는 것으로 5·18 특별법 위반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허 전 의장은 이날 가처분 신청과는 별도로 본안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허위 보도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고소·고발 등 의법조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또한 같은 당(탈당 전) 소속 광역시의회 의장을 보호하기는커녕 성급하게 주홍글씨를 새겨 사퇴하도록 단초를 제공한 한동훈 국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법적조치에 나설 뜻을 분명히 밝혔다.
앞서 허 전 의장은 신상발언을 통해 “이번일이 있기 전까지 시의원들끼리 여·야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의정 활동을 해왔지만 더불어민주당과 한 위원장 등 중앙정치가 끼어들어 인천시의회를 강타하면서 지방자치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심각하게 도전받게 됐다”면서 “당협위원장들이 한 위원장의 말을 듣지 않으면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위협을 느꼈을 것이고 관할 시의원들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 위원장이 기본적인 사실관계 파악 없이 섣부른 ‘극단·혐오’ 발언으로 지역 정가를 충동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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