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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정부 기후대응 ‘기본권 침해’ 판결... 기후소송 첫 승리
“온실가스 감축목표 부족” 2031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없어
2031~2049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다시 설정해야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9 15:51:18
▲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오후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장해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온실가스 감축 등 우리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이 부실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한국 기후 단체들은 이번 결정이 미래세대를 위한 대표적인 환경 헌법재판 사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
 
헌재는 29일 영·유아와 청소년, 시민단체 등이 낸 기후소송 4건을 묶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탄소중립기본법 8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 불합치란 법 조항이 위헌이지만 즉시 무효로 했을 때 생기는 혼란을 막기 위해 국회에 일정한 기간을 주면서 법 개정을 요구하는 절차다.
 
2020년 처음 제기된 이번 소송은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다투는 소송으로는 아시아에선 처음이다.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등에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가 국제법이 요구하는 1.5도 온도 제한 목표에 부합하지 않아 환경권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논란이 됐던 부분은 한국 정부가 탄소중립 기본법과 시행령, 국가 기본계획 등에서 정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가 적정한지 여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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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30년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배출량 기준 40%만큼 감축하겠다고 정했지만 그 이후 아무런 기준을 내놓지 않았다.
 
헌재는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 목표에 관해 그 정량적 수준을 어떤 형태로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소보호금지 원칙을 위반했다”며 “기후 위기라는 위험 상황에 상응하는 보호조치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성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이를 ‘과소 보호 금지 원칙’이라고 한다. 이번 소송처럼 권리의 침해가 아닌 보호를 다투는 사건에서 주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청구인들은 현행 감축 목표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또는 1.5도 수준으로 억제하기 위한 ‘파리 협정’을 이행할 수 없다며 미래 세대가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것은 물론이고 과중한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짊어질 수 있으므로 국가가 기본권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리 협정은 2015년 12월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채택된 국제 협정이다. 협정의 주요 목표는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C 이하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1.5°C 이하로 억제하려는 것이다.
 
2020년부터 발효된 파리 협정은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첫 번째 국제 기후 협정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부분과 자발적 요소가 혼합된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국의 감축 목표 이행 및 성과를 5년마다 점검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한국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도달한 적이 한번도 없다. 2030년까지 4억3660만t으로 배출량을 줄인다는 현재 국가 목표를 기준으로 보면 기준인 2018년 이후 해마다 전년 대비 4.2%씩 지속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그러나 이 이상으로 줄인 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 정점에 달했던 2020년뿐이다.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해당 조항은 2026년 2월 28일까지만 효력이 인정된다. 정부와 국회는 개정 시한까지 헌재 취지를 반영해 보다 강화된 기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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